“아빠는 집을 짓고 사냥을 하며 농삿일을 한다. 엄마는 집을 청소하고 세간을 정리하며 그릇을 만들어 굽는 일을 한다. 아이들은 엄마·아빠와 집안 일을 돕는다”

과연 선사인들도 이처럼 역할을 나눠 생활했을까. 또 어떤 환경에서 무슨 옷과 음식을 먹으며 살았을까. 이러한 아이들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주는 의미있는 행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제주문화예술재단 부설 문화재연구소가 4일부터 5일까지 이틀동안 대정읍에 위치한 무릉동초등학교 자연생태문화체험골에서 마련하고 있는 ‘엄마·아빠와 함께 선사인들의 생활속으로’ 행사에는 15가족·100여명이 참가해 제주 선사인들의 삶을 몸소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첫날인 4일 참가자들은 우선 원시인들의 옷으로 갈아입고 고사(차례) 지내는 것을 시작으로 선사인 축제의 막을 열었다. 또 행사장 한켠에 마련된 텃밭에서 농사 짓기, 움집 만들기·토기 굽기·마을회의 하기 등 각자에게 분담된 역할들을 소화하며 공동체적 삶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특히 행사에 참가한 아이들은 현금을 토기 화폐로 바꿔야만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원시장터에서 각종 토기로 만든 물품과 야채·과일 등을 사는 체험과 자신의 마음과 바람을 찰흙 그림판에 표현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가한 김인숙씨(39·일도2동)는 “늘 아이들을 마주하면 ‘숙제해라’, ‘공부해라’ 등의 소리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야외로 나와 의미있는 체험을 하게 돼 좋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들이 옛 선인들의 생활을 이해하고 일상 생활에서도 활력을 얻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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