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제주군 구좌읍 중산간 지역의 작은 마을 덕천리 주민들의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랐다. 지난 89년에 덕천분교장이 폐교됨에 따라 자녀들이 인근의 다른 학교로 통학하면서 불편을 겪자 주민들이 통학버스를 요청했다. 그런데 교육청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교육청의 공문에는 즉 폐교결정 당시 주민들의 동의서에 ‘어떤 조건도 바라지 않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라고 쓰여 있었다. 재정 여건상 당장은 힘들지만 장기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등의 배경설명(?)은 고사하고 14년전 문구를 들이대며 안된다는 것이다.

덕천리는 주민 350여명이 사는 작은 마을인데도 폐교된 이후 2개의 학군으로 분리돼 상하덕천리가 행정구역만 같을 뿐 따로 생활하는 처지다. 또한 최근 마을주민들이 농촌을 살리자는 취지하에 30∼40대 젊은 부부들이 고향을 고집하며 꿋꿋이 생활하는 곳이기도 하다. 생활환경을 서로 맞춰 동질성을 회복하고 고향을 지키겠다는 주민들의 의지에 이해가 안되는 공문내용은 교육행정에 대한 비난을 자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주민들은 말한다. “차라리 돈이 없어서 당장 못해주겠다는 설명이라면 충분 이해가 되지만 옛문구를 들이대고면서 안된다고 고집하는 교육행정을 믿을 수 없다”고.

교육청의 이상한 눈높이가 하루빨리 변화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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