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에 관한 왜곡현상이 여전하다. 교과서는 물론 일부 언론, 심지어 백과사전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심각하다. 이는 4·3에 관해 여전히 국민들에게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또 정부가 진상조사보고서를 통해‘국가공권력에 의한 인권유린사건’으로 명백히 규정한 역사적 사실을 변질·심화시키는 등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깝게는 지난달 방영됐던 SBS드라마‘야인시대’에서 제주4·3을 왜곡함으로써 논란을 일으킨 데서 증명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SBS측은 제주4·3부분을 한국민족문학대백과사전을 참고자료로 인용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사전은 정부출연기관인 한국정신문화원이 편찬했고, 4·3에 관해 사실과 다르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전은 4·3사건을‘1948년 4월 3일을 기해 제주도 전역에 걸쳐 남조선 노동당계열이 좌익분자들이 일으킨 대폭동’으로 소개하고 있다. 게다가‘남조선노동당이 지연과 혈연관계를 이용해 제주도민을 좌익사상에 빠져들게 했으며 도민의 8할 이상이 좌경화됐다’고 사실과 다르게 기술하고 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은 어떤 곳인가. 대한민국 인문사회과학계의 대표적인 연구기관이고 전직 국무총리와 대학총장이 이사장과 원장을 맡을 정도로 공신력과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이런 연구원에서조차 4·3에 관해 과거 잘못된 사실을 그대로 기술하고 있음은 충격적이다. 더욱이 정부출연기관이 정부가 규정한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바로잡지 않고 있다니 심각한 문제다. 이와 관련 제주출신 국회의원이 연구원에 4·3관련 내용을 바르게 정정해주도록 공문을 보내는 등 파장이 크다. 연구원측은 하루빨리 4·3관련 부분을 고치는 게 마땅하다.

앞으로 제주4·3관련 기관·단체 등은 교과서·백과사전과 언론 등 각종 매체를 통한 4·3왜곡을 면밀히 파악, 바로잡기에 온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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