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항 방파제 한쪽에 1년가까이 등대가 설치되지 않아 항구를 드나드는 어선·유람선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해무가 심해지는 4월들어 새섬쪽의 방파제가 거의 보이지 않아 대형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으나 관리청인 제주해양청은 손을 놓고 있다.

 서귀포항 입구 새섬 동쪽의 ‘남방파제’에는 원래 등대가 설치돼 있었으나 지난해 7월 ‘올가’태풍의 내습때 파손되자 해양청은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아예 설치를 않고 있는 것이다.

 제주해양청은 등대대신 맞은편의 ‘동방파제’에 조사등(照射燈)을 설치,새섬 방파제쪽으로 비추도록 하고 있으나 제대로 인식할 수 없는 형편이며 특히 최근들어 해무가 빈발해 어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설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어민들은 “매일 드나드는 서귀포항의 어민들도 입·출항때마다 위험을 느끼고 있다”며 “하물며 다른 지역에서 처음 입항하는 유·어선들이 들어올 때는 큰 사고가 날 가능성이 많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해양청의 등대관리담당인 항로표지과와 시설부서인 항만공사과가 서로 책임을 미루거나 방파제 공사가 끝나지 않았다는등 이유로 표지시설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표지과의 관계자는 “지난 5년간 3차례나 태풍이 올때마다 간이등대가 유실된데다 방파제가 TTP로만 돼 있어 점검할 때 위험하다”며 “간이등대를 시설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영구 등대시설이 설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항만공사과는 “남방파제를 130m 연장키로 하고 올해중 실시설계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TTP위에 영구시설물을 할 수 없으므로 공사가 끝나야 등대를 시설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방파제공사는 계획대로 하더라도 내년말이 돼야 완공계획이어서 이대로라면 영구등대시설은 내년 또는 2002년께에야 공사가 이뤄질 전망이다.<고대경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