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터 흔적 없어지고 나무 수백그루 벌채

   
 
  ▲ 4·3 잃어버린 마을의 상징으로 주목받아온 애월읍 소길리 원동 마을. 최근 개간으로 집터의 흔적은 사라지고 잘린 나무들만 쌓여 있다.  
 
4·3의 대표적 유적지 중 하나인 ‘원동’마을터가 최근 개간으로 원형이 훼손돼 4·3유족 등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북제주군 애월읍 소길리 원동마을터 4000여평은 최근 소유주가 농사를 위해 개간했다. 이로 인해 수백여그루의 나무가 잘려나가고 집터의 흔적을 알려주던 돌 등은 곳곳에 모아 쌓이는 등 옛모습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개간된 부지내에는 벌목된 소나무, 편백나무 등 300여그루가 3곳에 각각 나눠져 있으며 잘려져간 나무는 지름 50㎝ 이상되는 아름드리가 상당수다.

원동마을은 제주4·3사건으로 마을이 전소된 ‘잃어버린 마을’의 상징으로 80년대부터 많은 주목을 받아왔던 곳이다. 과거 제주목과 정의현을 잇는 길목에 위치해 조선시대 관리들이 숙박 하던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목사가 쉬어가는 곳이라는 의미로 지금의 ‘원동’이란 이름이 붙여진 마을이다. 4·3사건 당시만해도 10여가구가 있었으며 당시 불에 타 마을이 사라졌다.

원동마을 입구에는 지난 90년 8월 잊혀져 가는 마을을 기리기 위해 ‘원지’가 세워졌다.
제주4·3연구소 김창후 부소장은 “4·3의 대표적인 유적지가 사라져 버려 아쉽다”며 “도 차원에서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4·3유적지 보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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