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건너 미국에 간 제주 돌하르방

제주도의 수호신 돌하르방이 한국인의 미국 이민 100주년을 맞아 한국과 미국간의 우호를 다지는 첨병 역할을 담당했다.
북제주군이 지난 96년 국제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샌타로사시에 기증, 지난 16일 시청앞의 래 파크(Rae Park) 공원 입구에 설치된 돌하르방이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참 문화를 알리는 한편 동포사회로부터 한국인의 자긍심을 높이는데도 일익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양국 우호협력 강화

김종훈 샌프란시스코 총영사, 신철주 북군수, 샤론 라이트 샌타로사시장과 재미동포·미국인·유학생 등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막된 돌하르방은 무엇보다도 자치단체 차원의 교류 행사가 국가 차원의 문화교류 협력의 물꼬를 트는 결과를 얻어냈다.
샌타로사시 거주 한국동포들은 이구동성으로 돌하르방이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양 도시간은 물론 반미·반한 감정속에 위축된 한국과 미국간의 우호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 동포사회의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샌타로사시와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노무현 대통령의 16·17일 샌프란시스코 방문과 더불어 돌하르방이 설치됨으로써 동포사회로부터 미국인들에게 한국문화와 한국의 참모습을 알리고 우의를 다지는데 일익을 담당하는 등 풍성한 결실을 맺었다.
김종훈 총영사는 “미국인들이 촛불시위 등 한국내의 반미감정으로 양국 우의 관계에 상처를 입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며 “대통령 방문과 돌하르방 기증이 한·미 양국의 동맹관계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포사회 구심점 역할

북군이 기증한 돌하르방은 이민 100년 역사에서 미국에 설치된 한국의 첫 상징 조형물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한국인 5명중 1명꼴로 거주하는 로스앤젤레스시 ‘코리아타운’은 물론 미국 전역에서도 한국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없기 때문이다.
오승민씨(34·로스앤젤레스 거주)는 “코리아타운내의 한국 상징물 설치 부지만 확보됐을 뿐 독립문, 장승 등 구체적인 조형물 형상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 때문에 돌하르방 제막식에 참가, 한국 전통 조형물을 처음 접한 동포사회는 높은 호응을 보냈다.
돌하르방이 한·미 양국 우호 증진은 물론 동포사회를 단결시키는 구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게 동포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20년전 미국으로 이주한 박경미씨(46·샌타로사시)는 “양 도시간 자매결연이 한국인과 미국인의 거리·언어·문화의 차이를 극복하고 우정을 계속 다지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지정 공예품부문 제2호 명장 장공익옹이 1개당 높이 2.5m, 무게 8t 규모로 제작한 돌하르방은 최초의 한국인 이민단이 1903년 ‘갤릭호’를 타고 미국 하와이에 도착했던 것 처럼 100년이 지난 올해 3월5일 제주·부산항을 출발, 한달간의 항해 끝에 오클랜드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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