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이해 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일각에서 여야 합의로 제정된 4·3특별법을 부정하고,법제정에 책임이 없지 않은 정치집단이 맞장구를 치고 있다.엊그제 몇몇 우익 인사들이 4·3특별법 위헌소원을 청구한데 대해,자유민주주의연합(이상 자민련)이 이를 전폭 지지하고 나섰음이 그것이다.그야말로 4·3특별법의 본질을 호도하는,공당의 실체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납득할 수 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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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데체 4·3특별법이 어떤 법이며,또 어떻게 만들어진 법인가.자민련의 주장대로 특정 불순세력의 명예회복을 위한 법이며,있을 수 없는 법인가.

 보도에 따르면 자민련은 대변인을 통해 이철승자유민주민족의 대표등 우익인사 15명이 청구한 4·3특별법 위헌소원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4·3사태를 무장민주화투쟁으로 규정하고,정부수립에 반대하며,무력으로 대항한 공산주의 세력의 명예를 회복시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이란 주장이다.한마디로 제주 4·3은 공산주의자들이 일으킨 폭동이며,그렇기 때문에 4·3특별법은 위헌이란 주장이다.과연 그러한가.

 자민련 주장이 허구인 것은 4·3특별법의 입법취지와 조문에서 그대로 들어 난다.법 제1조는 특별법의 제정목적과 관련해서 인권신장과 민주발전을 통한 국민화합을 이루기 위한 것임을 명문화 하고 있다.수만명이 희생된 4·3의 진상을 규명하고, 억울하게 희생된 제주도민들의 명예를 회복시키자는, 이른바 인권법임을 암시하고 있다.그럼에도 자민련이 4·3특별법의 기본정신을 왜곡해가면서까지 4·3특별법을 폄하하는 데 앞장서는 까닭이 무엇인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특히 4·3특별법은 여야의 합의에 따라 제정된 법이며,공동여당의 한 축인 자민련이 함께 찬성한 15대국회 치적중이 하나이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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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특별법은 자민련의 주장대로 과연 헌법정신에 반하는 법인가.자민련이 이제와서 몇몇 우익인사들의 당치 않은 주장에 동조하고 있음은 그들 스스로가 자유민주중의에 입각한 신보수주의 표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짐작이 된다.그러나 신보수주의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한은 그 범주를 넘어 설수는 없다.다시말해 자유민주주의 기본 이념인 자유와 평등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거스를 수는 없다.그리고 그것은 우리 헌법이 담고 있는 기본정신이기도 하다.그리고 4·3특별법은 이같은 헌법정신에 충실한 법임은 자명하다.앞서 언급이 있었지만 4·3특별법은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하는 인권법의 성격을 갖고 있다.다시말해 반세기전 공권력에 의해 인간의 존엄성이 무참히 짓 밟힌,수만의 선량한 양민들이 학살된 반세기전 비극의 실상을 제대로 규명하고,짓밟힌 인권을 회복시켜 주자는 법이다.그리고 반세기가 지나도록 그때의 아픔과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100만 도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되찾아 주자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일 따름이다. 사실이 그럴진대 4·3특별법이 헌법에 반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도데체 자민련의 표방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는 무엇이며,신보수주의의 실체는 무엇이란 얘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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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이 불과 몇몇의 우익인사들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음은 한마디로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면서 자유민주의의 기본정신을 배격할 수는 없는 없다는 생각에서 그렇다.특히 집권여당의 한 축을 이뤘던 공동여당으로서,수권정당임을 표방하고 있는 공당으로서 너무도 무책임한 행동이다.솔직히 무책임을 질책하기 앞서 자민련의 4·3을 보는 시각에 대해 전율하지 않을 수 없다.마치 반세기전 책임있는 한 당사자가 “제주도민은 모두 빨갱이니 한라산에 휘발유를 뿌려서라도 없애야 한다 ”는 주장을 보는 것 같아서다.

 제주4·3을 지금와서도 이념적 잣대로 재단하려 하고 있음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수만명에 이르는 양민학살이 저질러진 반세기전의 부끄러운 역사 앞에 겸허하지는 못할 지언정,1백만 제주도민의 자존심을 그렇게 짓 밟을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는 지금 이순간에도 일련의 자민련 주장과 주의가 사실과 다른 것이기를 기대하고 있다.일련의 주장들이 백만 도민들이 추스리기에는 너무도 엄청난 것이기에 그그렇다.일말의 기대가 무너지기 전에,공당인 자민련은 가당치 않은 주장을 거둬 들여야 한다.그리고 역사와 국민 앞에 머리숙여 잘못을 빌어야 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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