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나온 감귤산업발전용역 최종보고서를 놓고 말이 많다. 적지 않은 감귤 공공자금을 쏟아부었음에도 그 내용이 이용가치가 적고 내용중복 등 너무나 부실한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감귤에 대한 연구가 고당면업무인 기관에서도 용역비를 받고 과업을 수행했다.

용역 보고서 사업자금 3억2700만원은 감귤류 수입판매기금에서 지원됐다. 지난 95년부터 조성돼 580억원에 달하던 감귤류 판매기금은 지난해말 134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올연말이면 38억원밖에 남지 않는단다.

감귤류 수입판매기금이 어떤 돈인가. 오렌지 수입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감귤농가를 지원하고 감귤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조성된 자금이 아닌가.
그동안 감귤류 판매기금을 ‘주인 없는 눈먼 돈’으로 인식, 서로가 앞다퉈 빼내 쓰려 한다는 지적은 여러번 있어왔다.
지금 제주의 감귤산업은 4년째 가격하락이 이어지면서 농가들은 깊은 시름과 어려움에 봉착해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자식을 키우는 정성으로 생산한 감귤을 땅에 파묻는 것도 모자라 과수원 모퉁이에 버려지고 지난해산 감귤은 그야말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감귤산업 발전을 위한 명목으로 추진한 용역사업이 기금이나 받아먹으려는 ‘떡반나누기’란 인상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정말로 감귤을 땅에 묻는 것보다도 더한 슬픔이다.

이 보고서를 보고 진정으로 감귤산업의 미래를 걱정하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대책을 제시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생각하는지 양심의 손을 얹고 곰곰히 생각해볼 일이다.
<경제부>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