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6월1일과 2003년 6월1일.
이 날은 3년이 지난 뒤 맞는 6월1일이란 공통점 말고도 경찰사에서 볼 때 유사한 점이 많다.

2000년 6월1일, 도내 파출소 6곳이 통·폐합되면서 분소 체제가 도입됐고 3년이 지난 2003년 6월1일 방범광역제 시행으로 중심파출소가 생겨나고 나머지는 일반 파출소로 전락했다.
경찰사에 있어 6월1일은 그야말로 파출소 수난시대인 셈이다.
두 제도 도입에 따른 또 다른 공통점은 바로 주민 반발이고 그것도 농어촌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왜 그럴까? 단지 농어촌 주민들이 경찰제도의 실상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러는 것일까?
이런 물음에 주변 사람들은 거꾸로 경찰이 농어촌 지역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꾸중섞인 대답을 내놓는다.

방범광역제 시행 10여일만에 농어촌 지역 주민들이 밤마다 문이 닫힌 파출소를 바라보며 불안에 떨고 있다. 지친 몸을 이끌고 동네 방범을 책임지던 자율방범대 활동도 위축되거나 해체 단계에 다다르고 있다.
동네 치안의 상징인 파출소의 붕괴가 농어촌 지역에 심각한 부작용과 변화를 몰고 오고 있는 것이다.

‘파출소 존재 자체가 범죄예방으로 이어진다’는 순박한 농어민들의 말은 경찰 관계자들이 꼭 귀담아 들어야 할 소중한 고언들이다.
주민들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경찰, 보기에도 안타깝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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