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한 공약과 악수,그리고 깍듯한 인사세례가 연일 이어진 거리의 풍경이었다.정당간 세몰이·후보간 비방으로 얼룩졌던 선거유세도 드디어 마감됐다.언론매체에서의 대담에서는 점잖던 후보들이 유세장에서는 서로의 말꼬리를 잡고 티격대기도 했다.상대후보진영을 고소하는 사태까지 이어지는 등 당선고지를 향한 총선 진풍경은 여늬 선거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전국 어느 곳에서도 별차가 없는 행태였다.연고와 지역주의가 난무하는 구태도 여전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크게 달라진 게 있다.총선시민연대가 벌이는 실천운동이 그것이 었다.낙천운동에 이어 낙선운동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활동은 과히 혁명적인 것이다.버스로 전국을 돌며 행사를 강행한 것이다.이들이 외친 구호는‘지역감정 퇴출’‘부패정치인 추방’‘금권선거 거부’였다고 한다.낙선대상자 후보진영과 마찰도 적지않게 있었다고 한다.선관위의 제지도 받았었다.정치풍토가 바뀌어야 한다는 유권자 운동의 시발이다.변화의 물줄기를 바꾸는 첫 시도인 셈이다.본도에선 낙선대상자에 오른 후보가 없어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선거혁명은 참여 속에서 일어난다.선거의 결과는 승복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되도록 맣은 유권자가 투표함으로써 최선의 선량을 뽑을 수 있다는 건 자명하다.이런 분위기에 반해 이번에도 투표율이 저조할 거라는 우려의 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실제로 최근의 투표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90%를 넘던 투표율은 시간이 흐르면서 70%대로 떨어졌고,15대총선 때는 전국평균이 63.9%였다고 한다.비교적 투표율이 높은 편에 속하는 본도의 경우도 70%대까지 떨어져 있다.정치무관심에 원인을 두는 지적이 맞을 것이다.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결과다.하지만 유권자의 심판은 무섭다는 점을 정치권에 알리는게 불신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오늘은 제16대 총선 투표일이다.임시 휴무일이기도 하다.때마침 봄꽃이 활짝 피어 황사현상에 찌든 도시인들을 유혹하고 있다.투표를 제쳐두고 행락계획을 세운 도시인들이 많다고 한다.제주를 잇는 항공권이 이미 매진됐다고 한다.우리로서는 관광수입을 올릴 수 있으니 좋은 일이라고 해야할지 망설여진다.<고순형·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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