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라산연구소·임업연구소 학술세미나

▲ ‘한라산 구상나무…’학술세미나.
한라산 구상나무가 다른 나라에는 없는 우리나라 특산 식물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라산연구소(소장 송상옥)와 산림청 임업연구원(원장 서승진)이 공동 주최한 ‘한라산 구상나무의 자원적 가치 제고를 위한 학술세미나’에서 임업연구원 김찬수 박사는 구상나무에 대해 분비나무 등과 동일종이란 주장에 대해 “이는 측정 시기에 채집한 표본과 양적 형질만을 대상으로 명명 당시 분류 형질이 갖는 의미를 부정할만한 어떤 형질도 추가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구상나무가 히말라야 등 남방경로를 통해 유입됐을 것이라는 주장은 구상나무 자생지인 한라산 아고산대에 북방계 식물이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지 못하는 등 객관성이 없다”며 “전나무(Abies)속의 분류형질에 대한 기초 조사와 식물지리학적으로 한반도와 가까운 지역 분류군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라산 연구소 고정군 박사도 ‘한라산 구상나무림의 동태’연구 발표를 통해 “발생과 확산 정도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Y계곡 상류와 삼각봉 일대 등 백록담 주변을 제외한 해발이 높은 지역에서 어린 구상나무 많이 확인됐다”며 분포 특성을 소개했다. 또 “척박하고 얕은 토양, 계곡·능선의 탁월풍, 소용돌이 바람 등 환경 조건과 하부 식생 변화에 따른 고사 현상 등 구상나무 생장 교란을 초래할 요소들을 감안해야 한다”며 “구상나무림의 바깥 부분(주연부)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지난 1915년 한라산을 직접 찾아 구상나무를 조사한 후 이전의 분비나무와는 전혀 다른 신품종임을 밝히며 ‘구상나무’라는 학명을 학계에 보고했던 미국 하버드대학의 윌슨박사가 촬영한 당시 구상나무의 모습과 조사 과정을 담은 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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