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때 오현·대기 4강진출…모두 예선탈락 5회 최악

▲ 4회 백록기가 열린 96년은 오현고와 대기고가 4강진출에 성공, 제주축구의 희망을 만든 해였다. 사진은 오현고와 대륜고의 4강경기 모습. <자료사진>
전국무대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던 도내 고교 축구팀에게 백록기 개최는 희망이었다. 우물안의 개구리에 지나지 않던 제주축구가 전국의 쟁쟁한 축구팀을 상대로 경기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됐을 뿐 아니라, 홈에서 개최됨으로써 축구에 대해 보다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록기가 도내 팀들에게 호락호락 문을 열어주지는 않았다. 도내 팀은 첫 게임부터 쓴 잔을 들었다.

93년 1회 대회에 얼굴을 내민 도내팀은 모두 6개. 제주일고 오현고 대기고 서귀고 제주상고 외에도 세화고도 참가했다. 도내 팀 가운데 첫 경기를 치른 팀은 제주상고. 이리고를 맞았으나 0-1로 석패했다.

제주일고는 제주상고의 패배를 8강전에서 설욕했다. 이리고를 맞아 2골을 퍼부으며 2-0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제주일고는 준결승전에서 현대고에 밀려 결승전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제주축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2회 대회에서는 승부차기의 벽을 넘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졌다. 대기고 제주일고 서귀고가 2회전 승부차기에서 탈락했다. 제주상고만이 8강에 진출했으나 학성고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95년 3회대회는 아쉬움만 남겼다. 5개팀 가운데 제주상고 서귀고 대기고 제주일고 등 4팀이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8강전에서 모두 1점차의 패배를 당하며 전국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만 했다.

절치부심하던 도내 팀에게 96년은 새로운 시험대였다. 백록기 대회 처음으로 예선리그제를 도입, 보다 박진감 넘치는 운영의 묘를 발했다. 개막전부터 시원한 한판승이 이어졌다. 1조에 속한 오현고가 마산공고와의 개막경기를 1-0 승리로 장식하며 2연승으로 예선을 통과했다. 대기고도 조 1위(1승1무)로 8강에 올랐다. 오현고와 대기고는 8강전도 무사히 치르며 준결승에 올랐으나, 당시 최강인 대륜고와 안양공고에 패해 결승진출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5회 대회는 최악의 해로 기록된다. 경기 방식을 토너먼트로 복귀한 해로, 도내 5개팀이 첫 게임에서 모두 무너져 예선탈락의 불명예를 안았다.<김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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