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작아지는 요인을 간단히 말하면 두 가지다.

첫째는 영양이다. 우리인류가 아직도 헐벗고 굶주리는 지역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전반적으로 영양이 개선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20세기에 비해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확실히 평균키가 많이 커졌다. 우리 나라에서도 30년을 한세대로 잡고 세대간에 키의 차이가 현저해서 요즘 중학생만 되어도 대개 부모보다 키가 큰 것은 뭐니뭐니 해도 잘 먹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조건은 충분하나 자기 자체가 약해서 키가 작은 사람이 있을 수가 있다. 가령 어릴 때 장이 약해 설사를 자주 했다든지 큰병을 앓고 나서 성장이 늦어졌다든지 하는 경우이다. 14-15세 이전이라면 소화기를 위주로 전반적인 기능을 북돋우어 성장을 최대한 도와줄 수 있다. 여기에는 인삼 황기를 위시하여 계피 생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약재들이 있다.

둘째는 감정이다. 이것을 의외로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더 본질적인 원인이 아닐까 한다. 즉 21세기는 물론이고 수십 년 전만해도 우리 사회는 신분 계급의 높낮이와 남녀 불평등이 확실하였고 전반적으로 억눌린 분위기에서 기를 펴고 사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사회 전반에 깔려 있던 동양적 가치관이 흔들리면서 상당히 자유분방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말하자면 이러한 심적 해방감 또한 평균키를 크게 하는 데 기여한 바가 컸던 것이다. 얼마나 달라졌으면 이제는 여성 상위를 운운하고 자녀들의 버릇없음을 걱정하는 세상이 되어 기를 펴는 정도가 아니라 무례하다 할 지경이니 키만 말하자면 쑥쑥 자랄 여건이 아닌가?

그러므로 그 가정이 너무 엄격하여 어려서부터 지나치게 조심을 시키는 경우나 가정 분위기가 어두워 우울한 성장기를 보내거나 하면 당연히 키가 덜 큰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영양의 차원이 아니다. 재료는 충분하나 인체라는 기계가 잘 돌아가지도 않거니와 기계를 열심히 돌릴 분위기도 아닌 것이다. 이런 경우는 심리적·정신적 방향으로 활동을 북돋우는 석곡, 오가피, 연자육, 천궁, 결명자 등 몸을 신바람 나게 하는 양재가 도움이 될 것이다.
<장문규·한방의·제민일보 한방자문위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