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백록기 전국고교축구대회 결산

▲ 8일간 제주의 녹색그라운드를 달궜던 제11회 백록기가 마무리됐다. 사진은 이번대회 우승을 차지한 언남고의 김안드레아가 결승골을 넣고 기뻐하는 모습.
올해 대회는 지난해와 달리 예선전부터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가 전개됐다.
지난해는 조별 링크제를 도입, 팀별로 느슨한 경기를 펼치며 ‘고의성 져주기’ 게임이 몇차례 나타나 축구 관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면, 올해는 그같은 양상이 거의 사라진 한마디로 ‘재미 넘치는’ 대회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예선 리그때부터 고교 축구다운 게임을 하도록 경기운영이 이뤄졌다. 무승부 제도를 아예 없애고, 반드시 승부차기를 벌여 승패를 가리도록 한 점이 그렇다. 예선 각조 1∼2번과 3∼4번이 게임을 벌이고, 두 번째 경기는 첫 경기의 승리한 팀이 패한 팀과 경기를 하도록 짜여졌다. 따라서 매 게임마다 전·후반 80분을 쉼없이 뛰면서 관중들에게 한차원 높은 경기를 보여줬다.

이번 대회에서 최대 이변이라면 오현고의 4강 진출을 꼽을 수 있다. 당초 도내 팀 가운데 예선 통과 여부가 확실시 된 팀은 제주일고와 서귀포고 등이었다. 이들 두 팀은 예선을 무난히 통과, 4강 진입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반해 오현고는 예선 G조 첫 게임인 동북고를 어떻게 넘느냐에 따라 예선 통과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고 전력 분석이 내려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예선 2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한 것도 모자라 청구고, 안동고 등 강호들을 잇따라 격파하며 4강에 오르는 최대 파란을 연출했다.

오현고는 특히 1학년들을 주축으로 4강까지 오름으로써 앞으로 성장 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다.

오현고와 아울러 신생팀인 장훈고도 예상을 뒤엎고 8강까지 진출, 올해 내세운 목표를 달성했다. 장훈고는 골키퍼 조수혁 등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신생팀으로서 8강에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골로 평가할 경우 올해 백록기는 다소 뒤진다. 총 59게임을 치르며 161골(게임 평균 2.72골)이 터졌다. 이는 원년대회부터 10회까지의 게임 평균 2.97골에 비해 떨어진다. 그러나 이는 13개 시·도에서 참가한 40개팀의 경기력에 큰 차이가 나지 않음을 보여준다.

17세이하 청소년대표들이 대거 얼굴을 내민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훈(수도전공) 이상협(동북고) 정인환(백암종고) 박태민(금호고) 등이 멋진 플레이를 선보이며 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러나 제주시내 3개 경기장에서만 대회가 열림에 따라 서귀포 지역 등지로 분산 개최하자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 대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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