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혼자 끙끙거리며 지내온 3년여 세월.
폭행과 갈취, 또래 청소년들의 악행속에 숨죽여 지내왔던 우리네 청소년들의 어두운 뒷모습이 최근 경찰 수사결과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0여명의 청소년들이 또래 학생들을 상대로 3년여동안 갈취한 금액만도 200여만원, 그 이면에는 온갖 폭행과 협박 등이 숨어 있었다.

이들은 또래 학생들에게 돈을 갖고 오라고 협박한 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어둡고 인적이 드문 건물 주차장과 놀이터, 공사장, 심지어 피해자의 집까지 찾아가 상습 집단 폭행을 수십차례에 걸쳐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3년여에 걸친 이들의 학교폭력을 학교는 물론 학부모 등 기성세대들은 전혀 몰랐다는 점이다.

집단폭행의 피해자가 그렇고, 이들에게 폭행과 협박을 일삼은 또래 10대들 가운데 절반 가량이 학생 신분이었고 학교 주변에서 공공연한 ‘학교폭력배’라는 소문이 나돌때까지 학교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다.

가정과 학교에서 이들에 대해 작은 관심만 보였다면 오랜 세월동안 이어진 또래 학생들의 범죄는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학교폭력 앞에 숨죽이고 떨고 있을 청소년들을 위해 기성세대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현민철·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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