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아이의 변비 때문에 여러 번 고생한 적이 있을 정도로 소아 변비는 흔하다. 변비는 대변 횟수가 적고, 변이 딱딱하여 변 보기가 힘든 상태를 말하나, 소아의 경우 배변 습관이 상당히 다양하기 때문에 변 횟수만으로 변비를 판단하지는 않으며, 하루에 한 번씩 변을 보더라도 배변시 고통스러워 끙끙거리거나 이로 인해 배변 간격이 점차 길어지는 증상이 있으면 변비라 생각해야 한다. 특히, 배변 후 피가 묻어 나오거나, 속옷에 묽은 변을 자주 묻히는 유분증을 보이면 변비가 심한 편인데 유분증의 경우 오히려 설사로 오인하여 부적절한 치료를 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 변비를 유발하게 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기질적인 원인(해부학적, 내분비 문제 등)은 5-10%내이며 이유식 이후 혹은 배변 습관을 익히는 시기부터 시작된 기능성 배변 장애가 주로 많다. 수유기에는 수유량이 충분한지, 이후에는 수분 섭취량 및 과일, 채소류, 곡류 섭취는 적당한지, 배변 가리기를 너무 일찍 시작하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 배변을 기피하면 변은 직장에 차게 되고, 변이 점점 굵어지고 굳어져 항문 열상이 생겨 통증이 더 심해져서 다시 변을 참게 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그래서 변비의 치료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주어야 하는데, 집에서 주의해야 할 점으로 우유 농도를 조절한다든지, 돌 전 꿀물을 먹인다든지, 관장을 습관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소아 변비는 식이조절, 약물요법, 행동치료 등이 있으며, 기능성 대변 저류증의 경우 약물치료가 필요한데 관장과 혼동하여 습관성의 우려로 초기 몇 일간 약물 복용 후 증상이 완화되면 임의로 중단하는 경우를 보는데 이런 점이 변비가 잘 낫지 않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섬유질이 많은 야채와 과일이 변비를 완화시켜 주는데 서양자두, 살구, 배, 복숭아, 콩, 시금치, 건포도, 양배추, 해조류 등이 있으며 맑은 쥬스나 과즙형태보다는 통째로 먹거나 과육까지 갈아 먹이는 형태가 되어야 섬유소를 제대로 섭취할 수 있다. 피해야 할 음식으로는 바나나, 감 등이 대표적이며 우유,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등 유제품은 과량 섭취시 변비를 유발할 수 있으며, 흰 쌀밥은 섬유소가 적으므로 현미나 보리, 잡곡류가 좋다. 그러나 소아 변비는 연령별로 대처방안이 다르고 단순히 야채를 많이 먹으면 저절로 좋아진다는 생각은 소아에게 심리적 부담감만 가중시킬 수 있으며 대개 4세 이내 소아에서 섬유질 섭취가 주된 치료 요건은 아니므로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정민구·소아과 전문의·제민일보 의료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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