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복지 목적‘학교발전기금’26억원

학교발전기금이 조성목적인 학생복지 향상에는‘찔끔’지원되는 반면 교육시설이나 기자재 구입에는‘펑펑’쓰여지며 본말이 전도되고 있다.

게다가 소위‘잘 나가는’학교는 연간 1억원 가까이 모금되는 반면 일부 시골학교는 단 한푼도 안 걷히는 등‘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이 국회 교육관광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발전기금을 조성한 학교는 159개교로 26억2314만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교육시설이나 교육용기자재 구입에만 13억8037만원이 쓰여 전체 집행예산의 66.0%에 달했다. 반면 학교발전기금 조성의 근본 취지격인 학예활동에는 4억9126만원(23.5%), 학생복지 향상에는 2억2011만원(10.5%) 지원에 그치고 있다.

특히 중·고등학교의 경우 수업료를 받으면서 분기당 3만4200∼4만6800원의 학교운영지원비(옛 육성회비)를 별도로 걷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다 발전기금 조성이 반강제적으로 이뤄지는 데다 학교별 모금액수도 극과 극을 달리며 학교별 위화감을 조성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S초등학교의 경우 2억2523만원, H초등학교 1억1529만원 등 한해 1억이 넘는 기금을 조성한 학교가 있는 반면 시골학교인 T·N교 등 18개교는 기금을 단 한푼도 조성하지 못했다.

더욱이 다목적강당 등 신축공사가 이뤄지는 일부 학교에서는 기금 액수를 학급별로 나눈 뒤 학부모회 임원들에게 할당해 불만을 사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교육당국이 학교현장에서 만연하고 있는 이 같은 문제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특별한 민원이 없으면 ‘얼렁뚱땅’넘기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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