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54년 전인 (양력)1949년 1월 10일과 12일 양일간 국방경비대에 의해 주민 수십명이 학살되어 가매장되었다가 3개월이 지난 4월에는 같은 마을 사람을 시켜 유족들이 시신을 찾아갈까봐 민보단원을 동원해 이 곳에 묻어 놓았다.
이후 가족이 묻혀 있는 것으로 확신하는 유족들이 모여 유족회를 조직해 매년 두 차례 성묘를 해 왔고, 지난 1983년에는 억울한 죽음을 신원하고 영혼들의 의로움을 알리기 위해 비석을 세웠다.
오전 5시 파묘제를 시작으로 오전 7시 개토식에 이어 7시 20분에는 파묘를 시작했다.
파묘한지 1시간여가 지나자 서쪽 무덤에서 반세기 동안 흙 속에 억울하게 묻혀있던 유골 한구가 발견되었다.
필자도 한구 한구 발굴되는 유골을 지켜보다 울분을 참지 못해 서쪽에 위치한 봉분 속으로 들어가 발굴작업에 동참했다. 1평 남짓한 이 묘에서만 17구의 유골이 발견되었다. 이 묘에서 나온 유골은 상태는 양호해 보였지만 가운데와 동쪽에 위치한 나머지 2개의 묘에서 발굴된 유골은 지대가 낮은 이유 때문에 그 형체가 많이 부식되어 있었다. 심지어 두골에 탄두가 박혀져 있는 유골도 있었다.
10시간에 걸친 작업 중 3개 봉분에서 발굴된 유골의 수는 39구(남자 15구, 여자 7, 10대 2구, 나머지 미상)지만 당시 학살된 유아의 시신은 오랜 풍화과정으로 발견되지 않았다. 이 밖에도 철모, 숟가락, 안경렌즈, 비녀, 탄알, 혁대, 군화조각 등 50여 점의 유물도 함께 발견됐다.
한 유족은 당시 시아주버니가 좋은 허리띠를 질끈 매고 다녔는데 하며 눈시울을 붉히며 통곡했다.
이제 반세기가 지나서야 가신님들을 신원하고자 양지바른 새 터로 유골을 이장한다.
무고하게 죽어간 4·3영혼들이시어! 이제 맺힌 한 푸시고 고이고이 영면하소서…
<김두연·제주도4·3사건희생자유족회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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