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을 상추 우리가 키워요"

▲ 21일 친환경·유기농산물 생산을 위한 아라중‘초록빛 농장’이 출범했다. 텃밭을 분양 받은 학부모·자녀들이 함께 상추·배추 묘목을 직접 옮겨 심고 있다. <조성익 기자>
자라나는 2세들에게 안전한 먹거리인 친환경·유기농산물을 학부모·자녀들이 직접 재배하는 농장이 도내 최초로 출범, 비상한 관심을 끈다.

지난 5월 학생들에게 올바른 식생활 문화를 가르치고 더 나아가 안전한 급식을 제공하고자 ‘초록빛 학교’를 개설했던 아라중학교가 이번에는 주말가족농장을 조성했다.

‘초록빛 농장’이라 명명된 제주시 아라동사무소 뒤편 2100㎡ 규모의 텃밭.

이곳은 학생들과 학부모·교사·지역주민 등 33팀에게 5∼10평씩 분양됐다. 텃밭 임자가 된 이들은 파종에서부터 김매기, 수확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농작물을 재배하게 된다.

21일 오후 3시 초록빛 농장. 작업복에 호미를 든 모습이 영락없는 진짜배기 농사꾼이다. 이들은 이날 직접 상추·배추 묘목을 옮겨 심는가 하면 무 씨앗을 파종하면서 한달 뒤 수확의 기쁨을 미리 맛보는 듯 했다.

이렇게 재배된 생산물의 절반은 이 학교 급식에 필요한 식 재료로 무상 제공된다.

학부모 김정숙씨(41·아라동)는 “아이들과 함께 직접 키운 안전한 먹거리로 급식에 필요한 식 재료를 충당할 수 있어 너무나 뿌듯하다”고 말했다.

조재현군(아라중3)도 “친구들과 함께 1주일에 한번 이상은 농장에 나가 농작물을 돌보기로 했다”며 “손수 키운 상추로 삼겹살을 싸 먹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말했다.

농장을 가꾸는데는 지난해 제주도 최우수 친환경 농사꾼으로 선정된 김정렬씨(42)와 EM환경센터 이사인 이창홍씨(37) 등이 도우미로 나서 ‘초록빛 농장의 수호천사’가 된다.

진희종 아라중 친환경 급식 추진위원장은 “학교급식을 친환경 우리 농산물로 실현한다면 아이들의 건강은 물론 제주농업까지 회생시킬 수 있어 한꺼번에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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