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을 '굴뚝 없는 공장'에 비유하는 것은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기때문이다. 여행길 곳곳을 돌아다니려면 돈을 안 쓸 수가 없는 일이다. 세계각국들이 관광레저산업에 비중을 두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 다른 나라 사람들의 돈을 끄집어올 수 있어서다.

관광대국인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위스같은 나라가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엄청나다고 한다. 이들 나라에서 관광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힘은 작지않다. 우리나라도 경제개발에 필요한 외화획득방안으로 관광산업에 대한 시각을 넓혔는데 그때가 60-70년대다.

제주도가 고도 경주 등과 함께 국내 유명관광지로 떠오른게 이쯤으로 보인다. 이무렵 도민들도 '관광제주'를 다지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관광객차량을 보면 '고사리손'을 흔들도록했던 초등학교선생님의 엄한(?) 관광교육에 대한 기억을 갖고있는 중년층도 있을 것이다.

제주관광은 이런 과정 속에 커왔다. 선생님말씀을 지키다가 도내 수학여행차량임을 알고 머쓱해하던 '손 흔들기'등의 마인드에 힘입어 꾸준한 성장을 해온게 사실이다. 관광이 제주도 2대 중심산업의 하나로 자리매김한데는 이런 저력이 깔려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제주관광이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국내 '신혼여행의 메카'로 오랫동안 유명세를 떨쳤으나 경쟁력 탓에 신혼부부를 외국으로 빼앗기는 현실이다. 일반관광객들 역시 외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추세여서 제주가 상대적으로 위협받고있다.

제주관광을 걱정하는 소리는 외국여행이 자유화될 때도 있었고 IMF경제한파가 몰아칠 때도 걱정이 나왔다. 그때마다 대응책은 나름대로 제기됐다. 그중 하나가 관광일선에서 뛰는 관광업계 종사자는 물론 주민들의 '관광마인드'가 변해야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생각에 그치는 것 같다. 엊그제 횟집에 안 간다고 면박 당했다는 신혼부부의 호소가 단면일 수 있다. 비록 작지만 이런 것들이 누적돼 제주관광에 치명적인 타격을 낳을 수 있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 쫓다가는 제주관광이 위기가 심화될지도 모른다.

말로만 변해선 곤란하다. 겉으로 내세우는 거창한 말보다 실천이 절실한 시점이다. 제주관광의 미래를 위해선 거창한 시설도 좋지만 관광객들한테 다시 찾고싶은 마음을 안겨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주관광은 이제 다시 작은 것부터 실천할 때다.<백승훈·서귀포지사장 겸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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