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은 흔히 접하는 증상으로 환절기가 되면서 기침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알아야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집을 지키는 개가 도둑이 들어오면 짖듯이, 기침이란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해 나쁜 것이 호흡기에 들어오면 그것을 내보내기 위해 기침을 하게 되며, 기침을 억지로 참으면 가래 등을 내보내지 못해 더 심한 호흡기 질환에 걸릴 수도 있다. 간혹 기침을 심하게 하면 폐가 나빠진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것은 호흡기 염증이 있으면 우리 몸의 나쁜 물질을 배출하기 위해 기침을 하는 것이지 기침으로 인해 호흡기가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잠을 못자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기침이 심한 경우에 기관지 염증이 심하니 무작정 기침을 계속 해야 한다고 할 수 없어 기침의 원인에 따라 전문의의 조처가 필요하다.

감기로 기침을 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계절별 유행성 및 연령에 따라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 후두염,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의 경우에도 대개 기침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기침이 나오면 일단 기침의 양상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모세기관지염이나 천식에 걸리면 쌕쌕거리며 기침을 심하게 하고, 후두염의 경우 컹컹 개 짖는 듯한 기침을 하는데, 낮에는 멀쩡해 보이다가 밤이 되면 그르렁거리는 소리 및 목이 쉬며, 호흡곤란이 심한 경우가 있다. 밤이나 새벽에 기침하는 경우 알레르기성 및 천식, 축농증 등 기침의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기관지염에 걸리면 쇳소리 나는 기침을 하는데, 기침 소리만으로 기관지염과 감기를 구분하기 힘들며, 폐렴 등 합병증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흔히 폐렴의 경우 기침이 심한 경우가 많지만 폐의 일부 혹은 전체가 염증으로 싸인 경우에는 오히려 기침은 거의 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반드시 주의해야 하며, 신생아의 경우 기침 증상이 심해 보이지 않아도 이미 폐렴으로 진행한 경우도 있다. 그 외 위식도 역류성, 이물흡인, 습관성 기침 등이 있다.

건조한 공기는 호흡기 점막에 자극을 주므로 적당한 습도와 수분을 많이 섭취하여 가래를 묽게 한다. 실내에 먼지나 곰팡이가 없도록 청결한 환경을 유지하고, 온도 차가 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외출을 줄이고 쉬는 것이 좋다. 원인에 따라 기침만 줄여서는 안 되고, 기관지 염증이나 쌕쌕거림 등은 남아 있는데 겉으로 기침이 줄었다고 자가 판단하여 치료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정민구·소아과 전문의·제민일보 의료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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