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차원 노력 대회 성공…‘평화의 섬’대내외 각인

27일 북측 참가단의 제주 관광을 끝으로 막을 내린 민족통일평화체육문화축전(이하 민족평화축전)은 반세기 넘는 분단 역사의 장벽을 넘어 ‘한민족은 하나’임을 확인하며 민간교류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순수한 동포애로 북측 참가단을 맞이하고, 이념 갈등이나 사소한 불상사 없이 매끄럽게 행사를 치러낸 제주는 ‘평화의 섬’으로서 위상을 다지고 한반도의 변방이 아닌 동북아 평화의 중심, 한민족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거듭나는 토대를 마련했다.

민속경기와 축구·탁구를 비롯해 마라톤과 태권도 시범, 개·폐막식 등을 통해 남·북 참가단과 관중들은 55년 분단의 세월을 넘어 한민족, 한핏줄의 공동체 의식을 확인했고, 스스럼없는 어우러짐속에 평화통일의 염원을 한마음으로 노래했다.

행사장마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낸 아리랑응원단, 곳곳에서 행사를 뒷바라지한 자원봉사자들, 잇단 계획 변경 등 조직위원회의 혼선속에도 월드컵·전국체전 등 대형 행사를 치러낸 노하우로 민족평화축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제주지원본부도 ‘공신’들이다.

중앙언론의 철저한 무관심과는 달리 AP·AFP·로이터·후지 TV 등 세계 50여 외신들은 남북동포들이 화해와 단합의 장을 상세히 보도하며 ‘평화의 섬’ 제주를 알렸다.

남은 과제는 평화의 섬 제주가 튼 한민족 교류·화합의 물결을 평화통일로 승화시키기 위한 토대를 다져가는 일이다.

때문에 정부가 이번 축전에서 보여준 방관자적 자세를 탈피, 남북동포들간의 민간교류 확대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지원체제를 갖추는 것이 선결돼야할 문제다. 오후 5시로 예정됐던 북측 참가단의 출발이 3시간이나 지연된 우여곡절도 이와 관련이 있다.

제주가 물꼬를 튼 민족평화축전을 정례화·확대하고, 이번 축전에서 남북간에 논의된 ‘통일릴레이마라톤’과 2008 베이징 올림픽 단일팀 구성 등을 통해 민족대화합의 장을 만들어 내려면 정부와 확고한 지원이 뒷받침된 민간 전문가그룹 상설기구 설치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와 함께 이번 축전에 참가하지 못한 북측 예술단·취주악단 등에 대한 흥미 위주의 접근이 아닌 한민족의 화합과 평화통일의 염원을 앞당기려는 한차원 높은 국민 의식도 요구되고 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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