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월화극 '천국보다 낯선'에서 입양아 출신 변호사 노윤재역

   
 
   
 
이성재가 TV로 돌아왔다. 8년만이다. 언어의 마술사 노희경 작가와 연기파 배종옥과 호흡을 맞춰 호평받은 '거짓말'을 끝으로 스크린으로 옮겨간 그였다.

'신라의 달밤'을 시작으로 '공공의 적', '홀리데이', '데이지' 등 크고 작은 영화로 배우로서 입지를 다진 이성재를 다시 TV로 끌어들인 작품은 '천국보다 낯선(조정화 극본, 김종혁 연출)'. 형제가 한 여자를 사랑하며 빚어지는 갈등과 그 속에 공존하는 가족애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18일 드라마가 처음 공개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성재를 만났다.

그는 몰라보게 말라 있었다.

캐나다 로케를 거친 촬영 강행군에 지친 듯 보였지만 "하루 1시간씩 늘 하던대로 운동할 뿐 살은 빠지지 않았다"며 일단 '몸'에 대한 과도한 관심을 경계했다.

이성재는 실웃음 흘리게 만드는 특유의 유머감각과 사적인 질문을 거절하는 '까칠함'을 적당히 오가며 대답을 이어나갔다.

"여유 없는 촬영현장, 아쉽다"

'천국보다 낯선'에서 이성재는 5살때 캐나다로 입양, 변호사로 성장한 노윤재를 연기한다. 가족을 찾으러 고국에 왔다 '날건달' 강산호(엄태웅 분)에게 속아 그를 친동생으로 오해하고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부양까지 맡게 된다. 울지도 웃지도 못할 상황 속에서 매니저인 동생과 인기가수 유희란(김민정 분)을 동시에 사랑한다.

"노윤재를 잘 모르겠다. 귀엽기도 하고 머쓱한 매력도 있는 것 같은데 한 가지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김종혁 PD도 노윤재는 잘 모르겠다더라. 촬영을 해 나가며 익숙해지지만 하나의 캐릭터로 이해하기는 상당히 복합적이다."

가족애와 멜로가 융합된 드라마 장르도 난해하기는 마찬가지다.

"가장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일 수 있지만 가족이란 코드가 신선하다.

시나리오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적정선으로 진행됐고 적재 적소에 상황이 잘 배치된 느낌이다. 김종혁이란 연출자에 대한 믿음도 크다."

드라마의 대형화, 외주제작 붐 등 8년전과는 180도 다른 제작환경에 혹시 당황하지는 않았을까.

"촬영 현장은 변함없다. 다만 사전제작인데도 굉장히 강행군으로 진행되는 게 아쉽다. 현장에서 생각할 시간이 없다. 마음의 여유랄까, 생각할 시간이 없으니 많이 놓친다. 7일간 캐나다 로케는 특히 아쉽다. 그렇게 빨리 찍었는데 시청자가 만족해한다면 오히려 미안할 것 같다."

8년간 TV를 떠난 이유는 '일부러'가 아닌 '작품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그는 '천국보다 낯선'을 통해 "편안해지고 싶다"고 했다.

"기존 해왔던 역할보다 자유롭거나 혹은 편안하게 연기하고 싶다.

열려있는 연기를 하고 싶고 시청자에게 어렵고 무겁지 않은 배우란 걸 알려주며 친숙하게 다가가고 싶다."

친숙한 이미지에 욕심을 드러낸 이성재는 "사랑에는 정답이 없다"면서 "액션연기는 육체가 힘들지만 멜로는 그 이상이다. 사랑연기가 가장 어렵다"고 김민정과 펼칠 멜로 연기의 부담도 함께 밝혔다.

떠나있던 긴 시간만큼 걱정과 기대, 욕심이 교차하고 있는 이성재는 오는 31일 SBS TV를 통해 시청자의 첫 심판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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