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피플 1면] 수해에 내몰린 안전도시

2일 오전 11시 한천교 일대. 일부 차량의 통행이 제한되고 한천교에 방진망이 설치되는 등 태풍 나리 피해에 따른 복구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한천 범람으로 진흙뻘로 변했던 인근 주택과 상가는 오래 시간이 지나면서 제 모습을 찾았다. 하지만 주민들은 나리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천교 인근에 사는 서정택씨(61·용담1동)는 “호우 예보를 듣거나 많은 비가 내릴 때마다  물길에 휩쓸려 목숨을 잃을 뻔했던 당시가 떠올라 불안하다”며 “한천 복개 구조물이 철거되지 않는 한 불안감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태풍 피해를 겪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피해 복구가 마무리되지 않아 물난리를 겪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해 피해 재발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근본책을 마련,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현재 태풍 피해 복구율은 88%에 달한다. 도로·교량·하천 등 복구대상 506건중 447건이 마무리됐다.

나머지중 54건은 공사를 벌이고 있고 5건은 설계 또는 발주중이다. 기관별 복구율은 한전 등 외부 기관이 98%, 서귀포시 89%, 제주시 88%, 제주도 83%으로 나타나는 등 수치상으로 제시된 태풍 피해 복구는 양호하다.

하지만 태풍 피해가 컸던 시내 하천에 대한 피해복구 공사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상습 피해지역에 대한 근본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등 수해 재발 위험을 키우고 있다.

태풍 나리 당시, 상류에서 내려온 돌덩이 등이 복개지를 강타하면서 피해를 입은 한천교에 대한 복구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으나 오는 9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시가지를 관통하는 병문천·독사천 등에 대한 호안 복구 공사는 끝났으나 돌발적인 홍수 위험을 막고 물의 흐름을 분산시키는 저류지 건설 계획이 여태껏 확정되지 않았다. 태풍 피해가 난 지 8개월이 지나고 있으나 저류지의 규모와 위치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2002년 태풍 루사를 시작으로 탑동 일대가 해마다 태풍 피해를 받고 있으나 근본적인 방안을 세우지 못해 매해 복구 예산이 들어가고 시민들의 불편은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시가 지난해 방파제 시설물 안전진단 등에 대한 용역을 준비했으나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흐지부지됐다.

제주시 관계자는 “도에서 하천별로 세우고 있는 치수종합대책과 연계해 한천, 독사천, 병문천 등에 대한 저류지 규모와 위치를 이달중 확정할 계획”이라며 “내년 상반기 저류지 건설 공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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