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순두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반대를 위한 반대·한탕주의 불신 키워
합의된 사안 수용하는 문화 통합 바탕

곶자왈공유화재단을 특수법인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그런데 중앙에 있는 기관을 다니며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 제주도를 세계환경수도로 만들기 위해 범도민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이번엔 제주에 와서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자기의 주장을 펼칠 수는 있지만 막무가내로 반대만 하는 사람이다. 딱해 보인다. 모든 일에는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이 찬성하면, 자기의 의견과 다르더라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5∼6년 사이에 제주에는 공공건물이 여럿 들어섰다. 조금만 고치면 될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거나, 아예 커다랗게 건물을 짓고 보자는 경우가 있다. 도민들이 낸 세금이거나, 그것도 모자라서 민간자본을 빌려다 지은 건물이다. 이런 건물은 대개 덩치에 비해 사용효과는 없고, 텅텅 비어 있는 것이 대부분이며, 관리비 지출에 애를 먹고 있다. 도민들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현실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 건물을 짓고 보자는 한탕주의 등은 결국 제주사회의 불신을 벽을 키우면서 지역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있다. 제주 발전과 도민대통합 차원에서 바람직한 행위가 아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견해가 관철되지 않더라도 도민적 합의를 이룬 사안은 수용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문화가 도민 통합의 밑바탕이라고 생각한다.

제민일보가 연중 칭찬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남을 존중하지 않고 칭찬에 인색한 제주사회에 바람직한 운동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특히 생활이 빠듯하거나 본인도 소외계층이면서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 선행자들을 발굴하고 칭찬하면서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제주사회를 바꾸는 기점이 될 수 있다.

제민일보의 칭찬캠페인 취지대로 최근에 감명 받은 선행자를 칭찬하고 싶다.

제주시 남문로에서 갈비집을 하는 박종선씨는 매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2000만원을 기부한다. 남편은 고기를 잘라 배분하고, 아내는 음식을 나르고, 대학을 나온 아들은 연탄불을 지피고 나른다. 어렵게 번 돈이다. 2008년 12월 제대한 아들은 군에서 받은 월급을 모은 244만원을 들고 모금회를 찾았다.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주십시오", 영수증을 받고 돌아서던 그의 모습이 오랜 기억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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