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시내면세점 '황금알 낳는 거위' 아니다

도, 면세점 수익금으로 중문단지 인수비 충당 검토
대기업 맞설 막대한 자본 필요…타 지역 적자 기록
빅 브랜드 유치 관건…도민 이익 극대화 전략 필요
 
정부가 19일 제주지역의 시내면세점 추가 설립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공기업이 외국인면세점 사업에 참여, 수익을 크게 창출하는 동시에 지역에 환원한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의 자본력과 영업력에 밀리면서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면서 최우선적으로 도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  
 
중문관광단지와 빅딜설
 
원희룡 지사는 20일 도청에서 열린 주간 정책회의에서 "제주에 유치되는 면세점의 운영 방향은 도민 최우선 원칙"이라며 "(대기업 면세점들이) 제주에 오는 관광객을 이용해 돈을 벌어서 가지만 지역에 돌아오는 수익은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측면에서 경제부총리·관세청장과 긴밀히 협의하고 도민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삼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제주관광공사가 시내 외국인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는 한편 중문관광단지를 인수, 관리하는 방안을 제주도가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중문관광단지를 10년 분할 상환 조건으로 매입할 경우 드는 연 250억원(추정치)을 외국인 면세점 수익금으로 충당한다는 복안이다.
 
도는 지난해 12월 "대기업의 독점적인 수익을 분산하고 중문관광단지의 공익적 인프라 기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관광공사의 시내면세점 입점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아니다
 
문제는 '제주관광공사가 중문관광단지 매입비로 연간 수백억원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냐'에 있다.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도내 면세점이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창출은 가능할 수도 있으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샤넬 등 '빅 브랜드'를 유치하고 일정부분 재고량 확보, 영업력 강화 등을 위해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롯데·신라 등 대기업의 물량 공세에 버틸 수 있는 '제주관광공사의 힘'도 의문이다. 서울에서 영업중인 한 시내면세점 업체는 지난 2013년에 63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내면세점=황금알을 낳는 거위'란 장밋빛 기대에서 벗어나 면세점 업계 현실을 분석하고 제주관광공사와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합작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냉철한 정책 판단이 필요하다. 이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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