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시멘트 공급단가 인상 후폭풍

동양시멘트가 제주지역의 시멘트 단가를 인상키로 하면서 제주경제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사진은 20일 제주시내 주택 신축 현장의 타설 작업 모습. 김대생 기자

수요량 급증 물량부족 사태 심화...공사 지연 등 업체 손실
건축비 영향 등 도미노 현상 우려...주택 구입 부담도 가중

도내 건설 붐으로 골재와 시멘트 수급난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시멘트 공급업체가 공급가격 인상을 추진해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제주에 한정해 이뤄지면서 건설사 분양가 상승은 물론 다른 업체의 가격인상 도미노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제주경제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요 초과 장기화

제주지역은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사업과 민군복합형관광미항 등 대규모 개발, 민간 주택건설 활성화로 건설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골재 공급실적은 212만㎥로, 전년도 레미콘 출하량을 근거로 산출한 수요량 218만800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건설현장에서 생산되는 암반까지 활용하고 있지만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면서 2014년 ㎥당 8000원 하던 가격이 지난해 2배 이상 뛰었다.

시멘트는 모든 물량이 타 지역에서 들어오고 있지만 도내 항만 4곳의 하역능력 부족으로 원활한 수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화순항만 5000t급 전용선 접안이 가능할 뿐 한림항·애월항·제주항은 3000t급 일반화물선을 통해 시멘트가 반입되면서 공급량이 도내 수요량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떨어지는 건설업체들은 공사에 쓸 골재와 시멘트를 구하지 못해 공사지연이 속출하는데다 지체부담금 등으로 손실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제주 신항만, 제2공항 건설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눈앞에 두고 있어 도내 건설자재 수급난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집값 상승 부채질 

이처럼 건설자재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주지역 3대 시멘트 공급업체 중 지난해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동양시멘트가 추가 설비투자 명목으로 내달 1일부터 시멘트가격을 9.2% 올린다는 방침을 통보, 지역 레미콘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가격인상안을 적용하면 제주에서 판매되는 시멘트 단가는 타 지역보다 t당 1만5000원 정도 비싼 8만9981원이나 된다.

시멘트 가격 인상은 제주도 건설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쳐 건축비와 집값 상승 등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 지역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이미 서울 수준으로 급등한 제주지역 집값 상승을 부추겨 도민들의 내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지는 등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때문에 시멘트 공급가격 안정을 위한 제주도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과 해당업체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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