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4개 대학교 학생들의 4.3바로알리기 시가행진. 사진=김영모 기자

26일 제주대·국제대·한라대·관광대 200여명 ‘시가행진’
4개 대학 단결 눈길...재심사 반대 등 기자회견도 가져

26일 오전 9시 형광색 잠바를 입고 온 학생들이 제주벤처마루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살을 에는 쌀쌀한 날씨속에서도 제주 4·3의 올바른 역사와 평화정신을 알리기 위한 대학생들의 의지는 어느때보다 뜨거웠다.

제주대·제주국제대·제주한라대·제주관광대 총학생회의 주최로 열린 '4·3 그날의 기억-거리 시가행진‘이다.

매년 제주대 자체적으로 진행돼왔던 거리 시가행진은 올해 도내 주요 대학들과의 단합으로 더욱 규모가 커져 2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또 행사는 ‘대학생의 문화’로서 어둡고 무거운 4·3 역사를 친근하게 접근하려고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도내 4개 대학교 학생들의 4.3바로알리기 시가행진. 사진=김영모 기자
도내 4개 대학교 학생들의 4.3바로알리기 시가행진. 사진=김영모 기자

정민정씨(22·여·제주한라대)는 “타지역 출신 대학생들의 경우 제주4·3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행사가 4·3에 대해 바로 알게 될 계기를 마련하고 도내 대학생들이 모두 뭉쳤다는 점에서 취지가 좋다”고 말했다.

강민우 제주대 총학생회 회장은 “행사협조를 위해 도내 대학 총학생회 임원들간 지속적으로 모임을 가졌고 다행히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며 “4·3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지만 가장 중립적인 입장이 대학생이고 그러한 대학생들의 목소리로 4·3에 대한 도민사회의 관심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시가행진 구간은 제주시청부터 탑동광장까지의 거리로 학생들은 걸으면서 제주4·3에 대한 도민사회의 관심을 요구했다.

탑동광장에서 운영된 4.3희생자 추모분향소. 사진=김영모 기자

이어 도착한 탑동광장에서는 학생들이 4.3홍보책자를 배포하고 시민 4.3희생자 추모분향소를 운영해 68년전 비극의 역사를 알리고 아픔을 같이 했다.

또 4개 대학교 총학생회의 ‘제주4·3희생자재심사 반대 및 4·3희생자추념식 박근혜대통령 참석 촉구’에 대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제주4·3이 국가공식 행사로서 추념식이 거행되고 있음에도 희생자재심사 주장 등 일부 보수세력이 진행하고 있는 4·3 흔들기가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을 모독하고 있다”며 “정부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으로 희망, 화해, 상생의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내 4개 대학교 총학생회의 ‘제주4·3희생자재심사 반대 및 4·3희생자추념식 박근혜대통령 참석 촉구’에 대한 기자회견. 사진=김영모 기자

이어 “현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의 추념식 참석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4·3유족들과 도민들의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며 “국제회의 참석 등으로 대통령 추념식 참석이 어렵다면 유족과 도민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진심어린 마음과 4.3해결에 대한 의지를 담은 대통령 추도사를 대신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제주대 총학생회는 다음달 3일까지 4·3 주요 행사로 △제주대 교내 4·3문화제(26일~4월3일) △제주대 재학생 4·3유적지 순례(4월1일) 등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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