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전 평화재단 이사 68주년 기념강연
"시간 지나면 유족 마음의 상처 치유 못해"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4·3 트라우마 치유센터'가 설립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는 지난 2일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 북로에 위치한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제주4·3항쟁 68주년 기념강연 '다시 4·3을 말한다'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김 이사는 "4·3이 어느덧 68주년을 맞아 당시 10대 소년소녀들이 어느덧 70~80대 나이가 됐다"며 "어린 나이에 가족이 몰살당해 졸지에 고아가됐음에도 폐허로 변해버린 마을을 맨손으로 일궈 다시 아름다운 제주섬을 복원해냈다는 것은 기적적인 일이며, 존경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4·3에 대한 진상보고서를 채택했고, 이 보고서를 근거로 대통령이 제주도민에게 사과했다"면서도 "'소년·소녀'의 가슴 속 상처가 너무도 깊어 그 상처를 치유할 손길이 절실하다"고 4·3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 당위성을 강조했다.

김 이사는 "트라우마 치유센터를 제대로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이 상처치유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더 시간이 지나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 70~80대 유족들에 대한 마음의 상처치유"라고 역설했다.

특히 김 이사는 지난해초 개소한 제주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에 대해 "정신건강증진센터가 주로 취급하는 것은 '4·3 트라우마'가 아니라 '정신분열증' 등 정신병"이라며 "정신건강증진센터는 정신보건법에 따라 전국에 똑같이 세워지는 기관이며 트라우마와 정신분열증은 다른 차원"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제주가 '4·3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을 실패한 것에 좌절할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범위와 규모를 키워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제주도를 전 국민이 '힐링하는 곳'으로 가꿔가자고 중앙정부를 설득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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