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평화재단 23일부터 한달간 대만 2·28국가기념관 사진전
비극 현장에서부터 유골발굴·인정 작업 등 50여점 추려내 

'화해'와 '상생'이라 애써 돌려 말하지만 4.3은 제주에 있어 아픈 손가락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무고하게 목숨을 잃은 학살의 역사는 감춘다고 감춰지지 않는다. 직접 아팠던 세대들만이 아니라 다음 또 다음 세대를 이어가며 기억하고, 반복을 막아야 하는 숙명을 받아들여야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차례'라는 묵직한 사명을 안은 제주 4.3의 편린들이 바다 건너 대만에 모아진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이문교) 주최, 대만 2·28사건 기념기금회 주관으로 23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대만 2·28국가기념관에서 진행되는 '제주 4·3, 어둠에서 빛으로'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2012년 5월 제주4·3평화재단을 비롯한 국내외 9개 기관단체가 공동 MOU를 통해 구축한 '동아시아 민주인권평화 네트워크' 협력 방안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근.현대사의 질곡 속 동변상련을 확인하는 장치로 '순간'을 담은 사진이 선택됐다.

4.3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처 자국 같은 프레임에서 시작해 유골 발굴 등 비극을 확인하는 과정, 그리고 인정 작업에 이르기까지 기록 자체가 역사가 됐던 60여년의 시간 중 50여점을 추렸다.

대만에서 언론인 출신 큐레이터가 직접 제주를 방문, 잃어버린 마을 등을 직접 돌며 역사를 간접체험 한 뒤 전시를 기획했을 만큼 공을 들였다.

제주4·3을 제주 공동체를 넘어 유사한 기억을 가진 지역과 국가와 공유하는 것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화해와 상생에 닿을 수 있음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문교 이사장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사진 아카이브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내년 오키나와 등 관련 작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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