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메릴 전 미국 국무부 동북아실장(한국 분석관)과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 베르너 페니히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명예교수, 리소캉 캄보디아 안롱벵 평화센터 소장이 22일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희생자에 참배하고 헌화와 분향을 했다. 한 권 기자

존 메릴·브루스 커밍스 등 4·3평화공원 합동 참배
미 고위관료 출신 첫 방문 "정확한 역사기록 인상"

제주4·3평화포럼에 참가한 해외 석학들이 22일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상생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평화의 움직임이 새롭고 감동적이다"고 말했다.

'제주도의 반란' 저자인 존 메릴 전 미국 국무부 동북아실장(한국 분석관)은 이날 미국 고위관료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희생자에 참배하고 헌화와 분향을 했다.

'한국전쟁의 기원' 저자인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와 베르너 페니히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명예교수, 리소캉 캄보디아 안롱벵 평화센터 소장도 함께 참배하며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다.

존 메릴 전 미국 국무부 동북아실장(한국 분석관)과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 베르너 페니히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명예교수, 리소캉 캄보디아 안롱벵 평화센터 소장이 22일 제주4·3평화기념관 전시실을 관람하고 있다. 한 권 기자

이어 위패봉안실에 들어가 방명록을 작성한 뒤 4·3평화기념관으로 이동해 전시실을 둘러봤다.

이날 이문교 4·3평화재단 이사장과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현창하 제주도 재향경우회장이 동행해 4·3사건의 참상과 함께 상생 노력을 설명했다.

존 메릴 전 동북아실장은 4·3평화공원 방문에 대해 "매우 감동적인 경험"이라며 "평화공원에 처음 왔는데 정부와 유족회가 함께 노력해서 이런 공간을 연출해내 우리에게 이런 감동을 느끼게 해줘서 영광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베르너 페니히 교수는 "독일에서는 학살이나 범죄를 연상케 하는 일들을 제주사람들은 4·3 '사건'이라고 이름 붙이고 용서하려 노력하는 과정은 매우 감동적이다. 독일과 매우 다른 중요한 점을 깊숙히 배우고 간다"며 "상생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평화를 향한 움직임이 새롭고 감동적이다"고 말했다.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지난 2월에 와서 두번째인데 (위패봉안실) 벽에 사랑하는 가족의 이름이라도 만져볼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 굉장히 인상깊다"며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을 때 이런 일이 생겼다는게 유감스럽다"고 안타까워했다.

평화기념관 관람 후 이들은 전시실 구성이 역사적으로 정확하게 기록돼 있다며 자국에 돌아가 소개하고 싶다고 극찬했다.

존 메릴 전 동북아실장은 "4·3 연구할 때 못 봤던 사진들이 잘 전시돼 있다. 아주 사실적으로, 실제적으로 묘사돼 있다"며 "4·3연구를 더 발전시켜서 집대성할때는 사진이나 자료를 얻으러 이곳으로 다시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4·3과 관련해)정확한 사실만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놀랍다. 4.3에 대해 연구할 때 미국 국내 자료들을 봤는데 이 곳 기념관 자료들과 전부 똑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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