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이 31일 오후 제주시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제주 4·3 제69주년 기념 4·3증언본풀이 마당에 참석해 증언에 나선 희생자 유족을 위문하는 동시에 제주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국회차원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현 기자

정세균 국회의장 31일 4.3연구소 진행 4.3 증언본풀이 마당서
응어리진 억눌림 해원 의미…3.1발포사건 유족 등 당시 풀어내

"4.3을 일찍 알지 못했지만 그 비극적 역사를 알게 되면서 완전해결을 위한 의지를 가지고 움직여왔다. 70주년을 앞두고 4.3 진상 규명과 명예회복에 힘을 보태겠다"

31일 (사)제주4.3연구소가 진행하는 4.3증언본풀이 마당에 참석한 정세균 국회의장은 "추미애의원과 특별법을 만들면서 4.3을 알았다"며 "이번 제주 방문은 내년 70주년을 앞두고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등 4.3의 완전한 해결에 힘을 보태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국회의장은 "이 평화로운 섬에서 69년전 국가 권력에 의한 무고한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며 "4.3 특별법 제정과 진상조사보고서, 대통령 사과, 국가추념일 지정 등 기나긴 노정과 제주도민의 인내는 권위적 정부가 반세기 넘게 외면했던 4.3을 정면에서 마주하고 해원을 위한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는 고통스럽고 수치스럽다는 이유로 외면하거나 덮어두기에는 너무나 엄중하다"며 "국회 차원에서 4.3 등 과거사를 제대로 평가하고, 그 의미를 계승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 평화와 인권 소중함 일깨워준 4.3 정신 바탕으로 화해와 상생 정신을 확산시키는데 최선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4.3증언 행사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과거사 청산이 있어야만 온전하게 상처를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숱한 역사를 통해 배웠다"며 "응어리진 억눌림을 해원하는 자리다. 잊지말자는 뜻이다. 불행한 역사를 잊지 않고 반추하는 것으로 제주를 평화와 상생, 번영의 땅으로 만들자는 간절한 의식을 한 구성원으로서 응원한다"고 평가했다.

제주4·3 제69주년 맞아 열여섯 번째 4·3증언본풀이 마당이 31일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3·1의 기억, 3·1의 현장’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해 송영호 할아버지와 허영회 할아버지, 양유길 할머니가 당시 상황을 생생히 증언했다. 김용현 기자

한편 이날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열 여섯번째 제주4.3증언 본풀이마당에는 4.3사건의 시발점이었던 1947년 3.1발포사건 희생자 유족 3명이 나서 그 때의 기억과 이어진 아픔을 증언했다.

이미 70년이 지났지만 유족들에게는 오늘 일처럼 생생했다. 

3·1사건으로 아버지를 잃은 송영호 할아버지(82), 돌담에서 발포 사건을 목격한 충격을 잊지 못한 상황에서 두 오빠를 잃고 오랜 타향살이를 자처했던 양유길 할머니(82), 3·1 제주대회에 참가해서 본 '기마경찰'에 대한 기억과 4·3으로 무려 11명의 가족을 잃었던 허영회 할아버지(84)의 목소리가 그대로 역사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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