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회·안치환, 6일 음원사용 협약 체결

양윤경 회장(사진 왼쪽)과 가수 안치환씨가 6일 '잠들지 않는 남도'에 대한 음원 사용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제주4·3희생자유족회

4·3희생자 추념식 때마다 도민들의 마음속에서만 불리던 '잠들지 않는 남도'가 드디어 4·3 영령과 희생자 유가족들 앞에서 당당히 울려 퍼지게 됐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회장 양윤경)는 6일 가수 안치환과 '잠들지 않는 남도' 음원 사용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혼자 부르는 노래' 콘서트가 열린 서울 성수아트홀을 방문한 양 회장은 안치환씨에게 '잠들지 않는 남도'가 추념식 제창곡으로 지정돼 4·3평화공원에 울려 퍼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잠들지 않는 남도'를 작사·작곡한 안치환씨는 "제주4·3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음원 사용에 대해 흔쾌히 수락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안치환씨는 협약서에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제주4·3희생자유족회에서 주최·주관하는 4·3 추념식 및 위령제 등의 각종 행사에 저작권 등 창작자의 고유한 권리를 침해·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잠들지 않는 남도'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양 회장은 "'잠들지 않는 남도'는 제주4·3을 소재로 한 노래 중 가장 대중적인 곡"이라며 "4·3추념식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후에도 공식행사에서는 4·3의 의미와 동떨어진 '아름다운 나라' '비목' '그리운 마음' 등이 제창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70주년 추념식에는 4·3의 아픔을 담은 '잠들지 않는 남도'가 제창곡으로 불리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제69주년 추념식 당시 추모곡으로 '잠들지 않는 남도'가 아닌 '빛이 되소서'가 제창되면서 도민 등 지역사회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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