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셋째 휴일인 16일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인명피해뿐 아니라 범람과 침수 등 피해가 속출했다.

청주에서 산사태로 2명이 목숨을 잃었고 경북 상주와 충북 보은에서 각각 1명이 실종됐다.

주요 하천들이 범람 위기에 처해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고 물에 갇힌 야영객 구조요청도 쇄도했다.

집, 도로, 농경지 곳곳이 물에 잠기고 산사태가 속출했다. 철도 운행이 한때 중단된 지역도 있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이재민이 126가구 260명으로 청주에서만 17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15일 0시∼16일 오후 4시 주요 지역별 강우량은 청주가 302.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천안 264.9㎜, 증평 239㎜. 괴산 225㎜, 군산 189.5㎜ 등의 순이었다.

특히 청주의 경우 시간당 91㎜의 물폭탄이 퍼부어 1995년 8월 이후 22년 만의 홍수였다.

◇ 22년 만의 홍수 청주…'넘실넘실' 하천 범람 위기

퍼붓는 장대비에 청주시 상당구 용암지하도, 강내면 진흥아파트 사거리 등 도로 곳곳에 물이 차올라 차량 통행이 한때 전면 통제됐다.

흥덕구 복대천 주변은 물이 넘쳐 인근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이 물에 잠겼다.

시내를 관통하는 무심천은 한때 위험 수위인 4.4m를 기록, 하류 지역인 신봉동 일대 주민들이 인근 주민센터로 긴급 대피했다.

청주 율량천도 범람 위기에 놓여 주민이 대피했고, 괴산댐 수위가 계획홍수위를 넘어서 인근 주민 31가구 261명이 주변 학교로 대피했다.

또 충북선 열차 선로가 물에 잠겨 상하행선 운행이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전면 중단됐다가 약 8시간 만에 완전히 정상화됐다.

청주시 흥덕구 금강 미호천 석화지점에는 한때 홍수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충북에서는 진천군의 충북체고를 포함해 26개교와 학생수련원 등 3개 기관에서 비 피해가 발생했다.

청주 5개 중·고교에서는 17일 하루 휴업이나 단축수업을 하기로 했다.

◇ '산사태 경보' 속 잇단 토사 유출, 나들이객 계곡 고립

지반 약화로 청주시 전역에 산사태 경보가 내려졌다.

월오동 공원묘지와 봉명동 노인요양원에서는 토사가 유출됐고, 오창에서는 산사태가 났다.

침수로 청주 흥덕구 등 시내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충북지역 전체적으로는 소방본부에 들어온 신고가 4천103건에 달했다.

계곡 물이 급격히 불면서 괴산군 청천계곡을 찾은 나들이객 100여명의 발이 묶이는 등 고립사고도 잇따랐다.

◇ 충남 천안, 경북 북부도 '쑥대밭'

충남에서는 천안에 가장 많은 264.9㎜의 비가 내리는 등 시간당 70㎜ 안팎의 비가 쏟아지면서 큰 피해가 났다.

천안 성환천이 역류해 마을이 침수됐고 천안천, 용두천, 녹동천 등이 범람해 주변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천안 수남리낚시터에서는 산사태가 나 낚시객이 긴급 대피했다.

충남도 소방본부 집계 결과 이날 550여건의 주택·도로 침수 신고가 접수됐고 세종에도 60여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경북 북부 내륙에도 많은 비가 내려 상주에서 야영객이 1명이 급류에 휘말려 실종됐다.

문경에서는 하천이 범람하거나 도로가 유실돼 주민과 펜션 이용객 등 370여 명이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 장마전선 스쳐간 경기·인천·전북 피해 속출

장마전선이 충청 지역을 덮치기 전인 이날 새벽 경기와 인천에서도 많은 비가 내려 도로, 농경지, 주택 침수피해가 잇따랐다.

경기도 안산 부곡동 새마을 지하차도, 만해사거리 등 도로 10곳이 물에 잠겼다.

안산과 의왕, 안양, 광주, 군포 등지에서는 주택과 상가건물이 침수됐고 안산에서는 낙뢰로 200가구가 정전됐다.

전날인 15일 새벽에는 전북 군산과 부안, 김제 등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려 수백ha의 농경지와 수십 채의 주택이 쑥대밭이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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