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구속영장 신청

장녀 조현아 이어 차녀 조현민도 '구속영장'…한진가 '침통'
母 이명희도 '경찰 내사', 장남 조원태 등 일가 전체 '관세청 조사' 

 

경찰이 4일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한진그룹 일가(一家)는 두 딸이 모두 사법처리 대상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한진가(家) 장녀 조현아(44)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구속된 데 이어 차녀 조 전 전무까지 구속 여부를 놓고 마음 졸이며 법원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이 되자 한진가는 침통한 분위기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2014년 12월 기내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 삼아 승객 300여명이 탄 항공기를 활주로에서 돌리게 하고, 승무원을 질책하며 항공기에서 내리게 해 물의를 빚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슈퍼 갑(甲)질'이라는 여론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어 진행된 검찰 수사에서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이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축소한 정황이 드러나 구속영장이 신청됐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조 전 부사장은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이는 재벌가 딸 가운데 첫 구속 사례로 기록됐다.

재벌가 2세나 3세가 경제 관련 범죄로 수사를 받고 법정에 서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항공기 안전운항 관련 혐의로 재벌가 딸이 구속까지 된 것은 조 전 부사장이 처음이었다.

땅콩 회항' 사태로 물의를 빚어 구속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부지검에서 남부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은 조 전 부사장은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실형을 면하지 못했다.

그러다 2015년 5월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돼 구속 143일 만에 석방돼 집으로 돌아갔다.

작년 12월 열린 대법원 최종심에서도 항소심 판결이 유지돼 조 전 부사장에 대한 법적 처벌은 모두 끝났다.

'땅콩회항' 이후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3년 넘게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조 전 부사장은 올해 3월 한진그룹 계열사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동생 조현민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의 불똥이 튀면서 한 달 만에 복귀가 없던 일이 됐다.

'땅콩회항' 사건 당시 조 전 전무는 검찰에 출석하는 언니에게 '반드시 복수하겠어'란 문자를 보낸 것이 알려지며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물벼락 갑질' 조현민 경찰출석

그리고 3년 뒤, 이번엔 자신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 전 전무는 지난 3월 16일 광고업체 팀장이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소리를 지르며 유리컵을 던지고 매실 음료를 참석자들을 향해 뿌린 사실이 알려지며 '갑질'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조 전 전무가 평소에도 폭언·막말을 서슴지 않으며 일상적으로 '갑질'을 했다는 직원 제보가 잇따랐다. 여기에 조 전 전무의 욕설과 폭언이 담긴 음성파일이 공개되며 파문이 커졌다.

이달 1일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은 조 전 전무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범죄 혐의가 인정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이 조 전 전무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면, 3년 전 언니처럼 인신이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

조씨 자매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전력이 있다.

조 회장은 18년 전인 2000년 2월 조세포탈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같은해 6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문제는 현재 상황에서 조씨 자매뿐 아니라 한진[002320] 일가 전체가 사법처리 대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현재 경찰이 조 회장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상습적인 폭행·폭언 등 혐의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있고, 관세청이 한진가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비롯한 한진 일가 전체에 대해 탈세 혐의를 잡고 조사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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