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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 위기 경보음 아닌 전환 신호음…제주 미래 보고 힘 모아야2019 제주경제진단
고 미 기자
입력 2019-06-02 (일) 15:23:11 | 승인 2019-06-02 (일) 15:29:58 | 최종수정 2019-06-02 (일) 15:29:58
사진 왼쪽부터 안성봉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이유영 (주)브리오컨설팅그룹 대표이사

지역경제 관련 각종 지표 빨간불 '저성장 충격' 우려 성장잠재력 약화 악재
안성봉 본부장 "조정기…일거리.일자리 종합대책 금융 불안 선제 관리 필요"
이유영 대표 "'낙원의 대가'체감불안 키워…경쟁 제한적 제도 혁신 설계해야"

올들어 제주 경제 관련 지표들이 심상치 않다. '위기'라는 지적에 대해 아직 걱정할 수준을 아니라는 신중론과 예상보다 심각한 상태라는 비관론이 혼재해 있다. 2015년을 전후한 급성장세에 따른 기저효과를 배제했다는 반성도 있지만 많은 지표에서 빨간불이 들어온 건 사실이다.

저(低)성장 충격을 우려하는 상황을 분명히 진단하지 않고는 어떤 정책이나 지원도 미봉책에 불과하다.

제민일보는 창간 29주년을 맞아 안성봉 한국은행 제주본부장과 이유영 ㈜브리오컨설팅그룹 대표이사를 통해 각각 안과 밖의 시각에서 제주 경제를 진단해 봤다.

△현재 제주 경제는 어떠한가.

'위기'는 아니지만 위기 상황이라는 점에는 동의했다.

2010년부터 관광과 건설 등 주력 산업이 호조를 보이며 높은 성장세를 지속했고, 2015년을 기점으로 부동산 경기에 이상 열풍이 분데다 순유입 인구까지 늘어나며 가속이 붙었다.

현재 상황은 2017년부터 건설과 관광산업이 동반 부진하면서 나타난 성장세 둔화 때문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안 본부장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제주 지역내총생산(GRDP)를 기준으로 건설업은 제주경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일종의 아웃라이어다. 건설업이 위축된 데다 외부변수에 민감한 관광산업까지 흔들리며 위기론이 비등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제주 경제가 안고 있는 주요 이슈는.

안 본부장은 현재 제주 경제의 취약 요인으로 편중된 산업구조와 인구유입 둔화, 부동산과 가계부채를 꼽았다. 서비스업 비중이 전체 산업의 69.4%(전국 59.1%, 2017년 기준)나 되고 이중 관광 관련 업종 비중은 19.9%에 이른다. 당분간 전체 관광객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기 힘든 사정을 감안 할 때 체감경기는 더 위축할 수밖에 없다. 영세 중소기업이 많고 높은 물류비와 중간재 도외 의존도 등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기 힘든 여건이다.

최근의 인구유입 규모 감소와 고령화 속도 역시 제주 성장잠재력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동할 공산이 크다.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 경직도 민감하게 살펴야 할 부분으로 봤다. 건설.부동산 관련 업종의 직접적 타격은 물론이고 증가율과 GRDP대비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인 가계대출이 불러올 파장을 경계했다.

이 대표도 2017년 이후 조정세에 들어간 경제성장률에 더해 '낙원의 대가(The Price of Paradise)'를 우려했다. 대규모 개발과 주택건설 붐으로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누렸지만 이로 인해 정작 정주민들은 거주 여건 하락과 주거비용 급등 등의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노동시간에 반해 임금 수준은 낮고, 조세 부담 가중과 사회복지제도 수혜 축소 등의 문제를 실감하면서 경기둔화에 민감해졌다. 이런 상황은 지역 내 양극화를 부추겼고 미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고 봤다.

△지속성장을 위한 과제는.

저(低)성장 충격은 피하기 어렵다. 이미 지난해 10월 제주도가 전문가로 구성한 경제정책협의회 확대회의를 열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단기 과제를 검토하고 관광, 소상공인·자영업자, 일자리 등 분야별 주요 대책과 향후 추진 방향을 설정했지만 현장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아직 기회는 있다. '제주 경제가 불안하다'는 경고음은 '바꿀 때가 됐다'는 알림음이나 마찬가지다. 사람이 태어나 자라는 동안 몇 번이고 크고 작은 질환을 겪으며 면역력을 키우듯 제주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기화로 삼으라는 주문이다.

안 본부장과 이 대표는 모두 '사람'을 선택했다. '일거리'와 '일자리'에서 제주 미래를 찾을 것을 조언했다.

안 본부장은 "인구 규모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생산가능 인구를 유지하고 증가시키는 정책"을 강조했다. 임금 수준이나 일자리 질, 주택 가격 같은 경제적 요인 만이 아니라 일자리와 주거, 문화를 연계한 종합적 정책을 제안했다. 소득이 줄어든 가계가 소비지출을 줄이면 경제는 더 위축된다. 복합불황과 경제 위기 도미노를 촉발할지 모를 지역 내 금융 불안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다른 지방 도시와 달리 15세 인구, 경제활동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장기적으로 제주 공동체 삶의 질 향상에 동력이 될 수 있는 인적 자본의 공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특구' 정책을 제주에 맞춰 활용하는 방법을 조언했다. 각종 규제와 낮은 생산성의 한계를 경쟁 제한적 제도 혁신으로 개선하는 미래지향적 설계를 주문했다. 지식자산을 통해 발생한 소득에 대해 세액공제를 해주는 특허박스제도의 도입이나 원천지주의 과세원칙을 적용한 제주특구세제 마련 등을 예시했다.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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