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노선 증가 등 접근성 ↑…'빨대효과'분석도

지난해 제주→서울 순이동 10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
취업 불안 25~29세 탈제주 급증세…경기부진 등 영향

광풍 수준이던 부동산 경기 거품이 빠지고, 저비용항공사 등 하늘길 경쟁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며 제주에서도 사람과 경제가 빠져나가는 '빨대효과'가 나타났다.

지난해 제주에서 서울로 주소지를 옮긴 인구가 반대 경우보다 많았다.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사회 현상으로 꼽히던 '제주로'바람을 잠재운 것은 '기회 비용'이었다.

17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이 통계청의 인구이동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제주에서 서울로 주민등록을 옮긴 인구는 8513명이었다. 거꾸로 서울살이를 접고 제주에 들어온 경우는 8510명이었다. 순유출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623명 이후 10년 만이다.

대규모 국책사업 진행 영향으로 최근 10년 간 서울을 떠나는 사람이 제주 살이를 포기하는 사람보다 많았다. 2010년만 서울에서 온 순유입인구가 82명, 2011년은 865명으로 1년 새 10배나 늘었다. 이후 △2012년 1342명 △2013년 2418명 △2014년 3292명 등 2015년 4083명으로 정점을 찍을 때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 개교와 귀농·귀촌, 네오플과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 등 기업 이전, 서귀포 혁신도시 건설 등의 효과가 맞물린 결과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도 호재로 작용했다.

사드(THAAD)사태 이후 터진 한한령과 과열 경고음이 끊이지 않은 건설 경기 위축, 그리고 이로 인한 경기 둔화 흐름이 제주 살이를 힘들게 했다.

2016년 3831명으로 감소세로 돌아간데 이어 △2017년 3195명 △2018년 2109명 등 반등하지 못한 채 지난해 역전을 허용했다.

전국적으로 고령화와 인구감소, 주택 가격 부담 등으로 인구이동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그동안 제주 이주 메리트가 사라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비교 지역이 서울이란 점, 주이동 인구가 2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집값'보다는 경제 활력이 떨어진 영향이 컸다.

전출지를 기준으로 서울을 제외한 경기·수원·인천 등 수도권과 부산·대구·대전 등 광역시에서는 여전히 제주 살이를 희망하는 인구가 꾸준했다. 2018년까지 세종특별시 뿐이던 순유출 흐름이 충청남·북도와 전라남도로 확대된 것 외에는 여전히 제주로 주민등록을 옮긴 경우가 많았다.
 

연령별 인구 순이동 추이

연령대별로 20대의 탈제주 후 서울 정착이 부쩍 늘었다. 2014년 290명이던 20대 서울 순이동은 지난해 1270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진학 성격이 강한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외에 취업 등 기회가 절실한 20대 후반의 서울살이 결정이 결정적이었다. 2014년 이후 3년간(2014년 17명·2016년 12명·2017년 14명) 제주 유입이 많았던 사정은 2018년 174명 순유출로 흐름을 바꿨다. 지난해는 466명으로 최근 10년 중 가장 많은 숫자가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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