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여파로 텅 빈 중문관광단지. 이은지 기자

관광·음식 서비스업 등 직접 피해 외에 전 산업 걸쳐 '붕괴' 경고
중기중앙회 실태조사 42.1% "힘들다"…업종·피해별 핀셋 지원 주문

제주에서 10년 넘게 홍보인쇄물 제작으로 자리를 잡은 A업체의 2월 매출은 700만원 남짓에 그쳤다. 임대료는 고사하고 인건비도 충당하기 힘든 형편없는 실적에 최고참 직원이 나서 3개월 휴직을 신청했을 만큼 힘들었다.

3월은 사정이 더 안 좋다. A업체 관계자는 "이쪽은 2·3월이 최고 성수기다. 9월 졸업앨범 수주 전 학사력이나 축제 홍보물, 세미나나 정책설명회나 소식지 같은 행정 발주 사업으로 반년을 버티는 구조"라며 "그나마 버틴 게 이정도지, 2월 매출이 아예 '0'인 곳이 있을 만큼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제주 경제에 안미치는 곳이 없을 만큼 큰 파문을 일으켰다. 관광에 첫 충격이 가해지며 상대적으로 피해 정도가 많이 노출된 것일 뿐 전 업종에 걸쳐 '무너졌다'.

A업체는 관광산업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데다 음식점이나 도·소매점같은 소비 둔화·외출 자제와도 거리가 있다. 하지만 개학 연기와 축제 취소 등 코로나19 지역내 확산 대책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이런 업종은 부지기수다.

A업체 관계자는 "6·7·8월 비수기를 버티려면 2·3월 수주가 절대적이지만 현재로서는 빚을 내서라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총선 특수가 있지않냐고 하지만 지역에서는 언발을 녹이기도 힘든 정도인데다 대출 지원도 쉽지 않아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다른 중소기업들도 앞으로 3개월 버티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앞으로 6개월'전망을 내놓는 것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6일 공개한 중소기업 경영실태 조사결과 및 전국 순회 간담회 결과에 따르면 응답 업체의 42.1%가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3개월 이상 감내할 수 없다'고 답했다. 6개월 이상 감내할 수 없다는 기업은 70.1%에 달했다.

경영상 타격을 받고 있는 업체는 64.1%로 제조업(63.4%)과 서비스업(64.8%)이 비슷한 수준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4~26일 실시한 2차 조사 때 70.3%가 피해를 받고 있다고 응답한 것에 비해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경영안정자금이나 고용유지지원금 등 긴급 자금 수혈로 버티거나 위기 상황에 익숙해진 때문으로 풀이됐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기들에서는 추천서 제출 후 심사, 최종 결정까지 한달 가까이 소요되는 데 따른 부담을, 규모가 있는 업체 들에서는 보증수수료 등을 제하고 실질적으로 지원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특히 업종별로 피해나 파장 정도가 다른 점을 감안한 '핀셋 지원'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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