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인제주, 지난 28일 오페라 아카데미 오디션 개최
40~50대 중장년층 다수, "전공자 못지않은 열정 보여"

모두가 '꿈'을 꾸지만 실현을 위해 '용기'를 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생업을 우선해야 하거나 마땅한 기회를 찾지 못해 간직하기만 하던 꿈을 꺼내는 자리가 지난 28일 열렸다. ㈔오페라인제주(이사장 강용덕)의 '오페라 아카데미' 오디션이다.

이번 오디션은 제주지역에서 민간단체로는 최초로 운영하는 오페라 아카데미 참가자를 선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성악 또는 오페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문을 열어 놨다. 지원자는 총 36명으로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등 음역대 별 오디션으로 진행됐다.

일반인과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한 오디션이라지만 진중함은 전문 성악인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았다. 젊은 신인보다는 주로 십수년을 간직해오던 꿈을 이번 기회에 펼쳐 도전하고자 하는 40~50대의 중장년층이 주를 이뤘다.

오래 전부터 오페라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 왔지만 가정과 생업에 열중해 도전을 포기했던 사람부터 교회 합창단의 일원으로만 활동해 오다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오페라에 진지한 발걸음을 옮기고 싶은 사람까지, 누구보다도 절실한 '이유'를 가진 사람들이 참여했다.

한 참여자는 "학창시절부터 합창단 등을 통해 꾸준히 노래를 계속해왔지만 4년여 전 인후염으로 갈라지는 소리가 나면서 고민이 많았다"며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전문적인 차원에서 기술 교정을 받고 다시 원하는 만큼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성악을 전공하고 싶었으나 가정형편으로 포기하고 자영업의 길에 들어선 참가자, 발성을 제대로 배울 공간이 없어 유튜브를 통해 독학해온 참가자 등이 각자가 지닌 열정으로 오디션에 임했다.

이번 오디션에 선정돼 아카데미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4월 8일부터 주 1번 총 20주 과정으로 국내 상위권 연주가 및 교수진의 마스터클래스, 도내 교수진 특강, 현역 음악코치·연출가의 연기 지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강하게 된다.

7월 경 향상음악회를 거쳐 11월에 개최될 성과발표회에서는 별도의 오디션을 통해 '해녀'와 '피가로의 결혼' 무대에 오른다.

오능희 오페라인제주 단장은 “이번 아카데미는 도민들에게 오페라를 전문적으로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했다”며 “오히려 오디션 참여자들의 전공자 못지않은 열정과 용기를 보면서 이런 자리를 꾸준히 마련해야만 하는 이유를 깊이 깨우칠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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