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 본보 특별취재팀이 16일 편집국에서 방담을 통해 총선을 평가하고 향후 과제들을 논의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여론조사 분석 제각각 부작용…온라인 선거운동 강화
62% 투표율 정부지지 연결…제주시갑 정당주의 입증
자원봉사 운동 활성화 부족…코로나19 대응 정부 신뢰

더불어민주당 오영훈·위성곤 의원이 제주시을과 서귀포시 선거구에서 재선에 성공하고, 4선인 강창일 의원에 이어 송재호 당선인이 제주시갑 주자로 이어받으면서 4·15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됐다.

이번 총선에서 62%라는 높은 투표율을 보여주듯이 제주도민들은 '투표가 민주주의의 힘'임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코로나19사태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특수상황에서도 총선현장 방문과 언론3사 공동기획 및 여론조사, TV토론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유권자의 투표참여와 올바른 선택에 주력했던 제민일보 특별취재팀이 이번 총선평가와 향후 과제 등을 논의했다.

"여론조사 의존도 과제 풀어야"

김석주 편집국장=이번 4·15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도내 언론사들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같은 결과를 놓고 후보와 지지층간 다른 해석을 내놓았고, 오히려 혼선을 준 면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가 후보와 지지층, 유권자에게 총선판세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정보이지만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왜곡된 여론을 만들 수도 있다. 이번 총선뿐만 아니라 앞으로 선거에서도 풀어야할 숙제다.

"연고주의에서 정당중심 변화"

김용현 특별취재팀장 겸 취재1팀 부장=이번 총선 특징을 살펴보면, 연고주의 성향이 조금 사라지면서 인물이나 정책 중심으로 투표한 것 같다.

특히 제주시갑 송재호 당선인은 이번 총선주자로 주목받은 것이 3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제주시갑 지역내 기반도 매우 약했지만 한림읍과 추자면 2곳을 제외해 전 지역에서 지지를 얻었다. 

유권자들이 대통령 직속 지역균형발전위원장이란 경력과, 민주당 후보라는 신뢰, 4선인 강창일 의원이 후광도 작용했다고 본다.

오영훈 의원도 경쟁자인 부상일 후보의 고향인 구좌읍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지지세가 앞섰고, 구좌읍에서도 큰 차이가 없었다.

위성곤 의원 역시 강경필 후보의 고향인 예래동과 13표차를 보인 표선면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서 고른 지지를 얻었다.

"높은 투표율 국정안정화 희망 반영"

김경필 취재2팀 부장=제21대 총선 투표율이 16년 만에 60%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높은 투표율로 평가할 수 있다. 

조속한 경제 회복과 국정 안정화 등을 희망하는 유권자들의 바람이 투표율 상승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총선과 맞물리면서 후보자 정책 및 자질 검증을 제대로 거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정치신예들이 자신의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부족했다. 

결국 후보자 정책공약과 자질보다는 당적이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시민참여 선거캠프 없어 아쉬움"

윤주형 취재1팀 차장=4년 전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때 당시 제주시을 선거구 오영훈 후보는 시민 참여를 통한 시민캠프를 운영했고, 서귀포시 선거구 위성곤 후보는 자원봉사자들을 위주로 선거캠프를 꾸렸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이번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시민 참여를 중심으로 하는 시민캠프나 자원봉사자 중심 선거캠프가 제대로 꾸려지지 않았다.

선거캠프의 경우 자원봉사자와 시민 참여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캠프 구성 과정에서 시민 참여를 공식화했느냐, 그렇지 않았느냐가 차이다.

시민이나 자원봉사자 중심 캠프 구성은 선언적 의미 이외에도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선거를 통한 시민의 정치참여 활성화 등을 위한 시민 참여 캠프 구성이 아쉽다.

"선거사범 줄었지만 네거티브 가열 오점"

한권 취재2팀 차장=코로나 19 여파로 유권자들과의 대면접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후보들의 치열한 정책 대결은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오히려 후보 검증을 이유로 네거티브전이나 막말, 말실수, 비방 등이 정치적 논란과 쟁점이 되면서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면 선거운동이 크게 위축된 영향으로 제주경찰이 4·15총선 관련 수사중인 선거사범은 지난 20대 총선때와 비교하면 전체 선거사범 수는 확연히 줄었다.

다만 선거 종반으로 접어들면서는 후보들의 고발전이 잇따르면서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 적잖은 후유증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사태 대응 문재인 정부지지 확인"

김봉철 취재1팀 차장=이번 총선은 코로나19 사태가 지배한 선거로 역사에 기록될 듯 하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국난에 대처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도민과 국민들의 평가도 이번 선거에 상당히 반영됐다고 본다.  

야당 후보들의 정권 심판론은 힘을 받지 못했고, 여당과 정부를 전적으로 지지해 '당장 눈앞에 닥친 위기를 해결하라'는 국민들의 명령이 엿보인다. 

제주지역 후보들도 기본소득, 소상공인·골목상권 지원 등 극복을 위한 나름의 대안을 제시했지만 코로나19가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면서 후보들의 공약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끌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네거티브선거 더 이상 안 통해"

이은지 취재1팀 기자=이번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여당 후보를 둘러싸고 수많은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었다. 더는 '도덕성 검증'이라는 이유로 이뤄지는 네거티브가 제주 선거판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유권자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상대 후보의 공약 실현성을 검증하는 자리에서 야당 후보들은 의혹 제기를 지속했다. 도민들은 정치적 무관심을 넘어 피로감을 호소했다. 

정책선거가 이뤄지면 도민의 주권 행사는 자연스럽게 뒤따라올 것이다. 후보들은 소모적인 논쟁을 멈추고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는 등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리=이은지 기자
□특별취재팀 
△편집국장=김석주
△팀장=김용현 취재1팀 부장
△팀원=김대생 취재2팀장, 김경필 취재2팀 부장, 윤주형·김봉철 취재1팀 차장, 한권 취재2팀 차장, 이은지 취재1팀 기자, 양경익·박시영 취재2팀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