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를 향유하다 9. 중국 구이린 '인상·유삼저' ②

인상유삼저예술학교

해녀축제·해녀학교 주도·일관성 비해 변별력 떨어져
적절한 역할 분담으로 콘텐츠 발굴·수익구조 활용 ↑
지역 특색 적용 '혁신', 전문 관리 구축 지속성 확보해

'해녀 문화'라는 범주 안에서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으로는 해녀축제와 해녀학교가 전부다. 해녀축제는 제주에 있어서는 대표성과 더불어 문화 경쟁력의 상징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표 아이템이지만 현실을 그렇지 못하다. 해녀를 축제를 끌어내는 주도성과 현재까지 꾸준히 유지한 일관성까지는 인정할 수 있지만 확장성에 있어서는 아직 빈 칸이다. '해녀'를 주제로 한 축제가 제주만의 것이 아닌지 좀 됐다. 심지어 제주 안에서도 대표 축제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는 상황을 냉정히 살펴야 한다. 

△협업 시스템의 중요성

'인상·유삼저'가 문화산업으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은 '정부 주도 및 정책의 지지 및 민간투자 및 시장 운영'이라는 운영 패턴에 있다.

시장경제가 아직 발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 문화산업은 투자, 공연, 홍보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했다. 정부는 정책과 규칙을 제정하고 자금을 지원하며, 사회 각지의 힘을 끌어들이는 것으로 시장 추진력을 만들었다. 단순히 정부(지자체) 의지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다.

'인상·유삼저' 이전의 전통 공연은 정부의 자금 지원이나 사업가들의 기부에 의존했지만 '인상·유삼저'는 이런 루틴을 따르는 대신 정부에 '인도' '지지'라는 다른 역할을 부여했다. 정부가 한 일은 협업 시스템의 구성이었다.

'인상·유삼저'프로젝트를 위해 정부와 자치구 차원에서 수차례 현장 지도와 주민 의견 수합 절차를 거쳤다. 계림시 및 양삭현의 문화, 여행, 환경 보호, 금융, 교통, 건설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조율과 협조 과정을 밟은 것은 물론이다.

'인상·유삼저'는 광서장족자치구문화청에서 최초 기획안을 작성했고 정부에서는 20만 위안(약 3467만원)을 투자했다. 그 후 이를 광유 그룹에서 매입했다. 광유그룹과 광서문화예술유한책임회사가 연합하여 건립한 계림광유문화여행문화산업유한회사는 9000만 위안(약 157억원)을 투자했고 기업관리 모델을 따라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계림시 여행국에서는 '인상·유삼저'를 계림여행 관광단의 필수 코스로 선정하는 등 투자 회수를 위한 밑그림을 같이 그렸다.

△주민 동의·환경 보호 장치 활용

실경공연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음향과 조명 효과를 보장하는 동시에 현지의 생태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또한 현지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인상·유삼저'는 환경 보호에 많은 신경을 썼고 이로 인해 환경보호국의 검사에 합격할 수 있었다. 원림(園林)구역 공사는 청화대학 건축학과에서 설계했고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녹색예술, 환경보호 선행'을 준수했다.

수면 위 장치는 물에 뜨는 것으로 하고, 강에 말뚝 하나 박지 않았다. 공연에 쓰이는 배는 엔진도 없고 연료도 사용하지 않는다. 모든 조명과 음향의 배선은 특별한 재료를 사용하거나 에둘러 땅 밑에 묻는 방법을 사용했다. 

공연을 통해 경제 수익을 최대로 얻기 위해서는 공연 자체의 예술성과 더불어 상업적으로 효율적인 기획과 운영이 필요하다. '인상·유삼저'는 기꺼이 돈을 내고, 시간을 써서 '보고 싶은'이 우선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공연 내용에 있어 '혁신'을 추구했다는 부분은 밑줄을 쳐 살필 필요가 있다. 

해녀 문화 콘텐츠 활용에 있어 흥행과 전승 과정에서 상충하는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의 요령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인상 시리즈도 그렇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대형 문화 공연에는 '문화 할인율'이 적용됐다.

현지인이 아닌 관광객이나 외국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까지만 강조해 무대에 옮긴다. 다만 여기에는  지역 또는 민족 문화의 특색 있는 요소를 첨가해 공연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장치가 있다. 공연을 통해 감각적 즐거움을 느끼는 동시에 감정적인 공감을 통해 현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지역 참여와 더불어 공연의 질을 보장했고, 이는 공연 수익으로 연결됐다.

△합리적 순환 구조

문화 산업에 있어서는 맹목적으로 경제적 이익만 추구하고 콘텐츠 자체의 예술성을 홀시해서는 장기적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인상·유삼저'를 포함한 인상 시리즈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창작자들이 그것이 수익 산업인 동시에 문예 공연이기도 하다는 점을 정확히 인지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인상 시리즈 제작진은 매년 공연수입에서 저작권료를 받고 정기적으로 리허설과 공연 내용에 대한 수정 및 보완을 책임져 공연의 질을 보장한다.

이러한 체제는 전문적인 관리회를 통해 관리한다. 공연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과 더불어 경제적 이익을 보장하는 구성은 공연문화산업 성공의 전형이 됐다.

인상 시리즈는 '인상'이란 브랜드를 확립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디즈니, 브로드웨이, 할리우드 등과 같은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브랜드와 비교하면 '인상' 브랜드의 영향력은 크지 않은 편이지만 자체적 브랜드를 확립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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