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지역 경기에 봄 볕 들었다는데

한은제주본부 4월 소비자심리지수 78.8 전달 대비 8.6p 상승…전국 흐름 역행
중기부 골목상권‧전통시장 매출 동향 완만한 상승세 전환 “바닥 후 기저효과”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자금 지원 효과가 ‘소비 심리’를 흔들었다.

3월 바닥을 쳤던 소비자심리는 물론이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등에서도 버틴 보람이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제약을 있었지만 일정 수준 적응한데다 버티느라 힘들었다는 일종의 보상심리 등이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자금 지원이 일시적인데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회복을 점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 제주 소비자심리지수 반등

‘1900억원대 코로나19 특별보증(28일 현재)’ ‘제주형 긴급생활지원금 지원’ 등에 힘입어 코로나19로 추락했던 제주 소비자심리지수가 반등했다.

2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4월 제주소비자심리지수(CSI)는 78.8로 전달 대비 8.6포인트 상승했다. 전국 평균 CSI가 70.8로 3월(78.4)보다 7.8포인트 떨어진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봄 관광 성수기와 가정의 달 효과에 힘입어 101.4를 기록했던 1년 전 사정은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1월 이후 3개월 내리 위축된 데다 3월만 전달대비 22.1포인트나 떨어졌던 소비 심리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생활 지원 성격으로 지자체와 정부가 현금이나 상품권 등을 직접 지원하기로 하면서 생활형편전망과 가계수입전망, 향후경기전망 등 ‘6개월 이후’를 전제로 한 전망CSI가 10포인트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다.

현재생활형편CSI가 76으로 3월(71)에 비해 5포인트 오르는 동안 생활형편전망CSI는 11포인트 오른 81을 기록했다. 가계수입전망도 3월 76에서 4월 85로 9포인트 올랐다. 3월 28로 바닥까지 밀렸던 현재경기판단CSI가 32로 ‘30대’에 진입하는데 만족했지만 향후경기전망CSI는 15포인트 오른 63으로 기대감을 반영했다.

기대와 달리 살림살이는 여전히 ‘긴축’에 무게 중심을 뒀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17로 전달보다 8포인트 올랐고, 소비지출전망CSI는 2포인트 오른 87에 그쳤다.

3월 틀어쥐었던 지갑은 일단 열 계획이라고 했다. 가정의 달 지출까지는 미룰 수 없는데다 결혼 등도 더 이상 연기가 어렵고, 5월 등교 수업에 맞춰 돈을 쓰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밖으로 나가지는 못하더라도 집 안팎을 정리하는 등 일상 생활 복귀에 대한 의지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내구재와 의류비(+8), 외식비(+7), 여행비(+6) 등 경기에 민감한 항목들에서 상승폭이 컸다.

△ “사람들 움직인다” 꿈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등도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올 2월 3일부터 4월 27일까지 소상공인 매출액 추이를 조사한 결과, 4월 들어 소상공인 매출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300곳, 전통시장 220곳 내외를 대상으로 코로나19 확산 전후의 매출액을 서로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중기부는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세가 꺾이고 황금연휴(4월 30일∼5월 5일)기대감 등이 맞물리며 상권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해석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조사 대상 소상공인의 매출액은 가파르게 하락했다. 1주 차(2월 3일) 20.8% 감소하더니 매주 하락 폭을 키웠다. 3개월째(4월 6일)에 들어서면서는 절반 이하(69.2% 감소)로 곤두박질했지만 이달 둘째 주부터 조심스럽게 반등(56.7%)했다.

전통시장 매출액 감소율도 비슷했다. 3월 마지막 주 65.8% 감소로 최저점을 찍은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며 13주 차에 55.8%까지 회복했다.

지역별로 관광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제주와 강원 지역이 숨을 돌렸다. 제주는 27일을 기준으로 전주 대비 19.2%포인트 회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로 관광·여가·숙박업이 전주 대비 15.4%p, 교육 서비스 분야가 5%p 반등했다. 다반 음식점 등 일부 업종은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딘(+0.2%p) 모습을 보였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기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제주 전통시장의 3월 체감경기지수(BSI)는 29.8로 2월(21.3)에 이어 2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1년전 65.2에도 크게 못 미쳤다. 하지만 4월 전망BSI는 108.5로 봄을 기다렸다. 소상공인체감경기지수도 2월과 3월 각각 35.7, 37.7에 머물렀지만 전망BSI은 96.8, 96.1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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