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도시노 곶에서 발견된 서귀포기상대 파고부이. [기상청 제공]

2014년 태풍 북상때 파고부이 유실...9065㎞ 표류
기상청 "아열대 순환 해류 따라 태평양 횡단" 추정

2014년 7월 태풍 북상 때 서귀포 해상에서 유실된 기상청 해양관측 장비가 5년 8개월(2077일) 만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해안에서 발견됐다.

29일 기상청에 따르면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는 지난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도시노 곶에서 한국 기상청의 해안 파고부이를 발견하고 한국 기상청에 통보했다. 

이 파고부이는 직경 70㎝로 발견 당시 노란색 페인트가 군데군데 지워져 있었고, '기상대'라는 글자와 전화번호가 일부 확인됐다.

파고부이는 해상에서 파도나 바람을 관측하는 기상장비다. 

이번에 미국 해안에서 발견된 파고부이는 옛 서귀포기상대가 서귀포시 중문 앞바다에 설치한 뒤 2014년 7월 31일 오전 11시께 좌표지점을 이탈했다. 

기상청은 당시 제12호 태풍 '나크리' 북상으로 피항중인 선박에 파고부이 고정장치(계류구)가 훼손되면서 유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어 그해 8월 1일 오후 8시 고산 서쪽 약 13㎞ 해상에서 신호가 끊겼다.

태평양 아열대 순환 해류 [기상청 제공]

기상청은 유실된 파고부이가 시계방향으로 흐르는 아열대 순환 해류를 따라 장기간 표류하다가 태평양을 횡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에서 캘리포니아 멘도시노 곶까지 거리는 약 9065㎞다. 태풍이나 주변을 지나는 선박 영향 등을 고려하지 않으면 하루에 약 4.4㎞ 속도로 태평양을 건넌 셈이다. 

기상청은 "유실된 부이가 몇 년 후 다른 국가에서 발견된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라며 "비용 등 문제로 해상부위는 미국 현지에서 폐기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