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최원태, 양현종, 정진기 선수 [사진=연합뉴스]

예년과 다른 체력 관리·컨디션 유지 비책, 감염 확진 변수가 성적·흥행 좌우
외국인 절반이 새 얼굴·신인 감독 4명·돌아온 오승환과 나성범 '볼거리 풍부'

코로나19 위기를 이겨내고 한국 프로야구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2020년 정규리그의 막을 올린다.

원래 3월 28일 시작할 예정이던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는 코로나19로 몇 차례 연기를 거쳐 39일이 지난 5월 5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한다.

1982년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경험하는 5월 개막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탓에 KBO 사무국은 무관중으로 시즌을 시작해 추이를 봐가며 팬들에게 야구장의 문을 열 예정이다.

코로나19 모범 방역국인 우리나라는 4월 12일 가장 먼저 리그를 시작한 대만에 이어 프로야구가 성행하는 나라 중에선 두 번째로 개막해 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아직 개막 시점을 헤아릴 수 없다. 일본프로야구는 7월 이후로 개막을 미뤘다.

인류가 이젠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전 세계를 위협한 이 전염병은 벌써 많은 것을 바꿔놨다. 프로야구도 예외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낳은 변수로 2020년 시즌은 그야말로 뚜껑을 열어봐야 판도를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프로 10개 구단은 5 일 시작해 10월 중순까지 팀당 144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빡빡한 일정에 따라 5월 12일부터 비 등으로 취소된 경기는 즉각 더블헤더, 월요일 경기로 편성된다.

부상 변수가 팀의 운명을 좌우할 첫 번째 변수다.

최초로 시범경기도 취소된 바람에 각 팀은 지난달 21일부터 1일까지 팀당 6차례의 '연습경기'로 몸을 풀고 출발선에 선다. 예년과 비교해 실전이 모자랐기에 선수들의 컨디션이 100%로 올라왔다고 보기 어렵다.

한국에 뒤늦게 들어온 5개 팀 외국인 선수들은 2주간 자가격리를 하느라 페이스를 미처 끌어올리지 못했고, 그중 투수들은 개막 3연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예년과 전혀 다른 분위기에서 선수들이 시즌 초·중반 어떻게 컨디션을 유지하느냐가 두 번째 변수다.

'코로나19' 확진 변수도 있다.

KBO 사무국은 '코로나19 태스크포스'의 매뉴얼에 따라 개막 후 선수단 내 코로나19 유증상자가 발생하면 해당 인원을 격리하고, 유증상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 정부에서 파견된 역학조사관의 판단에 따라 접촉자 분류 작업을 진행한다.

접촉자들은 14일간의 자가격리에 들어가고, 해당 구장은 최소 2일간 폐쇄된다.

KBO 사무국은 역학조사관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긴급 실행위원회 또는 이사회를 열어 리그 중단 여부를 검토한다.

리그가 약 3주가량 중단되면 한창 실전 감각을 키워가던 선수들은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는다. 이는 팀 성적과 리그 축소로 직결된다.

KBO 사무국은 심판, 1·3루 주루 코치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침 뱉기·하이파이브 금지, 철저한 선수단 발열 체크 등 예방대책을 마련해 시즌 개막을 준비 중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돌파 능력은 선수뿐만 아니라 벤치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생소함을 극복하기 위한 감독의 경험과 창의력이 절실하다.

경기 측면에서 보면 올해 농사를 좌우할 각 팀 외국인 선수 30명 중 절반인 15명이 새 얼굴로 채워졌다.

역대 한국 땅을 밟은 외국인 선수와 감독을 통틀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화려한 이력을 남긴 맷 윌리엄스 감독이 명가 KIA 타이거즈의 지휘봉을 잡는 등 4명의 감독이 KBO리그 데뷔를 앞뒀다.

일본과 미국에서 뛰고 돌아온 '돌부처'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은 7년 만에 국내 복귀전을 치르고, 무릎 수술로 지난 시즌을 일찍 마친 나성범(NC 다이노스)도 부활을 노린다.

지난해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챔피언 두산 베어스와 막강한 공격 라인업이 돋보이는 키움 히어로즈는 올해 2강으로 꼽힌다. NC, LG 트윈스, kt wiz, SK 와이번스가 5강에 들 후보로 평가받는다.

올해부턴 각 팀 1군 엔트리가 28명으로 1명 늘었다. 이 중 26명이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처럼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부상자명단 제도가 도입되며 각 팀 외국인 선수 3명은 인원수에 제한 없이 모두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작년까진 한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3명 중 2명만 뛰었다.

최종 순위 동률 1위 팀이 나오면 올해엔 결정전을 치러 한국시리즈 직행팀을 가린다.

구단당 최대 2장씩 쓸 수 있는 신인선수 지명권 트레이드 카드는 각 팀의 전력 보강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시장 상황을 장담할 순 없지만, 2020년은 국외 진출을 선언한 양현종(KIA)과 김하성(키움)의 KBO리그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다.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올해를 끝으로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는 박용택은 대미를 장식할 채비를 끝냈다.  

선수와 구단, 야구팬, 그리고 해외 유수의 언론마저 모두 기다려 온 39번째 시즌이 곧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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