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기업경기 동향

한은제주본부 4월 현황BSI 27 '월 단위 조사 전환 후 최저치'경신
내수부진·불확실성 여전, 자금 사정 악화 비중 늘어…전망도 '흐림'
한경연 전일제 환산 취업자 분석 서비스업 고용 타격↑ 선순환 한계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제주 경제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상황이다. 업종별 편차가 큰 데다 소비가 회복되지 않으면 '살아도 산 것이 아닌'상태로 버티는 것이 최선이라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역대 최악이라는 '고용 불안'을 해소하지 않으면 선순환 구조를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가을부터 "힘들었다"

6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기업경기조사'결과에 따르면 4월 제주지역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달보다 3포인트 하락한 27을 기록했다.

전달에 이어 '해당 조사를 월 단위로 진행한 지난 2006년 1월 이후 최저치'를 다시 바꿨다.

기업들이 느끼는 경기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이미 지난해 가을장마와 9월 세 차례 태풍 이후 60으로 떨어진 업황 경기가 연말까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지역보다 먼저 코로나19 영향을 직면했던 여파가 컸다.

1월 57로 밀린 업황전망BSI는 2월 41, 3월 30으로 계속해 추락했고 4월 27까지 떨어졌다. 지탱할 힘이 약해진 상황에서 외부 충격을 받아 무너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경기에 민감한 서비스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까지 약점으로 작동하며 전국(4월 업황BSI 51) 대비 24포인트나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황금연휴 반짝 효과'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5월 기업 업황 전망 BSI는 26으로 4월 체감 수준에 머물렀다. 제조업 전망 BSI가 32, 비제조업 전망 BSI는 25에 그쳤다.

앞서 지난달 28일 발표한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지역본부의 중기경기전망조사에서 이달 업황전망 중기건강도지수(SBHI)는 56.9로 전달 대비 6.0포인트 상승한 것과도 온도 차가 났다.

제조업과 비제조업간 회복 속도도 달랐다.

4월 실적이 전달에 비해 6포인트나 오른 제조업 매출 전망 BSI가 4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은 자금사정이 전달보다 13포인트나 좋아진데다 채산성(+18포인트)과 인력사정(+16)이 나아지며 전망BSI가 모두 올랐다.

반면 비제조업은 4월 체감과 5월 전망 모두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짝특수 소화를 위한 인력사정만 들썩인 게 고작이었다.

△'일 없어요' 내수 부진 해결 요원

해결책은 소비 회복과 자금 조달 뿐이지만 적절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것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내수부진(24.4%) 불확실한 경제 상황(20.9%)로 힘들었던 사정은 3월 보다 다소 해소된 대신 자금 부족(3월 8.9%→4월 12.4%)에 따른 어려움이 커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긴급 자금 투입 효과가 약해지는 상황이 맞물리 경우 충격이 클 것이란 경고다.

전보다 나아졌다고 하지만 내수 부진에 따른 어려움이 큰 상황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성신여대 교수팀에게 의뢰한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 추정 및 분석' 연구 결과를 보면 통계청 고용통계보다 전일제 취업자 감소 정도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을 기준으로 제주와 밀접한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증가율은 통계청 조사 기준 1년 전 대비 -4.9%지만 전일제 환산 분석을 통하면 -14.6%로 3배 가까이 늘어난다.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서비스업 역시 통계청은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로 파악했지만 분석 자료에서는 -16.8%나 된다.

제주에서 취업자 비중이 3번째로 높은 교육서비스업도 통계청이 5.4%, 분석 자료는 24.9%로 추정했다.

고용 통계만으로도 사정이 좋지 않았지만 '대면 서비스직'이 받은 충격 정도가 컸다는 분석이다.

연령대별로도 노인층의 실질적 고용, 소득 상황이 통계청 조사도다 더 크게 악화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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