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한은 제주본부 실물경제동향 보고서 관광 위축 연쇄효과 치명적
생산·소비·고용 등 주요 경기 지표 빨간불…단기간 회복 어려워 

코로나19 충격에 제주 경제가 가사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움직일 수 있는 여력도 바닥이 난 데다 회복 기대감마저 가라앉는 등 모든 실물 경제지표가 '경고등'을 켰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18일 발표한 '최근 제주지역 실물경제 동향' 보고서는 제주 경제 상황에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

경기 바로미터 역할을 했던 관광객 수는 4월 중 54만2258명으로 1년 전 129만8026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2월 무비자입국 중단에 이은 3월 세계보건기구(WHO) '팬더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외국인 관광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99.2%나 감소하는 등 역대급 위기에 봉착했다.

코로나19 지역내 감염 사례는 없었지만 관광을 포함해 제주 산업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3차산업이 무너지며 생산과 고용, 소비 등 모든 지표가 후퇴했다.

4월 중 제주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 고용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00명이나 줄었다. 서비스업 취업자만 1만7000명 감소하는 등 2013년 집계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평균 68%대를 유지했던 제주 고용률은 4월 65.8%에 그쳤다.

고용시장은 긴급경영자금과 고용유지지원금 등 정책자금 투입으로 일시 휴직자가 취업자로 포함된 데 따른 착시라는 분석이 나올 만큼 건조하다. 

임금근로자가 줄어들었고, 남성 경제활동참여율이 감소한데다 한정적인 재취업 기회 등 위기요인은 산적한 상황이다.

관광 위축으로 면세점까지 흔들리며 올 1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1년전에 비해 14.8% 떨어졌다. 서비스업생산지수도 10.3% 하락하며 냉랭한 분위기를 전했다. 

소비자물가와 부동산 경기도 맥을 못 췄다. 4월 중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0.2% 하락했다. 제주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과 비교해 하락한 것은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9월(-0.2%) 이후 7개월 만이다.

심지어 지난해 9월은 전년 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와 무상 교복 등 복지 확대 영향을 반영했지만 올 4월은 코로나19 확산 여파와 국제유가 폭락 등이 맞물린 결과였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 둔화 여파에 코로나19로 거래가 줄어들며 주택매매가격은 올 들어 하락세에서 회복하지 못했다. 토지가격도 약세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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