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

사진=연합뉴스

관광객 급감 소매판매지수 뚝…면세점 1년전 비해 반토막 수준
전방위 산업 충격, 수출 기저효과 등 한파, 10년 만 인구 순유출

코로나19 충격으로 1분기 제주 경제가 사실상 마비됐다. 확진자 발생이나 지역내 감염 같은 변수 없이 실물경제와 연관한 모든 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심지어 전국에서 가장 낙폭이 컸을 만큼 충격이 컸다. '제주로'라는 사회 현상까지 만들었던 인구유입 흐름이 순유출로 전환되는 등 살기 힘들어진 상황을 반영했다.

△소매판매·서비스업 역대급 충격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을 보면 올해 1∼3월 전국 소매판매(소비)는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했다.

국제선 셧다운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국내외 관광시장이 흔들린 제주는 14.8%나 급락하는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초반에 급증했던 대구(-9.9%)보다 사정이 나빴다.

관광객 감소로 면세점 소매판매지수만 지난해 1분기에 비해 47.0%나 줄었다. 사회적거리 두기와 비대면 서비스 확대 등의 영향을 받은 대형마트도 3.1% 감소했다. 그나마 최근 1~2년 온라인 시장 재편으로 면역이 생긴 덕을 봤다. 지난해 4분기만 1년 전에 비해 11.2% 성장했던 전문소매점 매출이 올 1분기 111.2% 떨어지면서 경직된 분위기를 전했다.

반대로 슈퍼·잡화·편의점 등 골목상권은 9.0% 상승하는 등 지난 2018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주 산업의 70%  상을 차지하는 서비스업도 역대급 고전에 갈피를 잡지 못했다. 1분기 제주 서비스업생산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 10.3% 하락했다. 전국 평균(-1.1%)보다 10배 이상 경직됐다.

정보통신만 28.0% 떨어졌고, 숙박음식점(-23.8%)과 도소매(-7.1%), 예술스포츠여가(-22.4%) 등 경기 민감 업종 타격이 컸다.

△일자리 한파 후유증 제주 안녕

'일자리 한파'로 인한 후유증은 우려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경기지표 중 상승을 기록한 것은 수출이 유일했다. 1분기 제주 수출액은 3850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 3470만달러와 비교해 10.9% 늘었다. 성적표만 보면 긍정적이지만 지난해 수출 1순위 기타집적회로반도체 및 부품이 전년 대비 48.6%나 급감했던 변수를 적용하면 기저효과에 불과하다.

건설수주액도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25.3% 감소하는 등 건설·부동산 시장 위축도 심각했다. 반도체,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전국 광공업생산이 평균 4.9% 늘어난 것과 달리 제주는 -12.3%로 서울(-13.2%)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고스란히 고용시장으로 전이됐다. 1분기 제주 고용률은 67.5%로 1년 전에 비해 0.3%포인트 하락했다. 20~29세(-8.6%), 30~39세(-2.1%) 등 청년 고용이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됐다. 50대 이상은 증가했지만 40대 가장들도 일을 잃거나 새로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소비자물가만 무심한 상승 흐름으로 살림살이를 힘들게 했다. 일도 없고, 살기 어려워지면서 제주살이보다는 떠나는 것을 선택하는 경향도 늘었다. 1분기에 제주 지역 인구는 568명이 순유출됐다. 이는 2010년 1분기(-370명) 이후 1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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