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 취재2팀 차장

아흔둘의 고령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눈물이 매일같이 마르지 않고 있다. 지난 7일과 25일 이 할머니의 두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인권운동에 앞장서 온 시민단체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의혹이 제기되면서 전 이사장이었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할머니는 2차 기자회견 자리에서 윤 당선자와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향해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이용하느냐"고 따져 물으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신고한 1992년 이후 지난 30년 세월의 '한'과 '울분'을 토해냈다. 그러면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두의 고명으로 쓰고, 김복동 할머니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이용해먹고 묘지에 가서 가짜 눈물을 흘렸다.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됐다"고 비판했다.

현재 윤 당선자와 정의연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다. 후원금 회계처리 부실과 안성 쉼터 고가 매입, 윤 당선자의 개인계좌로 모금된 기부금 사용 문제 등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자 관련 의혹과 별도로 위안부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피해자 문제 해결 방안 △한일 양국 간 교류 △청소년들의 역사교육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적인 기구 마련 등을 제시하면서 "학생들이 뭐 때문에 일본이 사죄하고 배상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일본 학생들은 한국이 거짓말 한다고 생각하는데 몰라서 하는 말이다. 이 학생들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자와 정의연 운영 관련 여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행돼야 하고 잘못된 부분이 드러나면 책임을 져야 함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악용해 위안부 인권운동의 성과가 훼손되거나 역사를 왜곡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일본은 천년만년이 가도 반드시 (위안부 문제를) 사죄해야 한다"는 구순을 넘긴 이 할머니의 절규 맺힌 외침과 마르지 않는 통한의 눈물을 우리 모두는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고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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