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정 제주국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논설위원

인간의 생각과 습관은 행동으로 나타난다. 행동은 평소의 생각이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것이므로 행동을 보면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도 알 수 있다. 그래서 상식적인 범위에서는 이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할 지 예측이 가능해진다. 

습관은 오랜 시간 일관되게 반복되어온 행위이므로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하나의 습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할 만큼 새로운 습관이 익숙해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시대 환경에 따라 일부러 익혀야만 하는 습관은 부단한 연습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필자도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일상에서부터 노력하는 중이다. 플라스틱 카드 대신 되도록 스마트폰으로 결제하고, 친구의 생일선물도 원하는 곳에서 받을 수 있도록 소포 대신 앱을 이용하려고 한다. 여전히 새로운 대안을 찾아 배우는 것이 번거롭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지만, 급속한 변화 속에서 앞으로 TV 채널 돌리는 방법도 모르게 될까봐 어떻게든 관심을 가지려 하고 있다.

게다가 예측 불가능한 일이 많이 발생하는 최근에는 코로나19와 같은 환경이 불쑥 끼어들면서 손 씻기와 같이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습관을 들여야만 생존에 유리한 요소들이 늘어나고 있다.  

산업생태계에서도 거래의 근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아가면서 온라인에서의 구매가 편리하고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그것에 익숙해지는 습관을 유도해 왔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이 커지고 과당경쟁이 이루어질수록 비슷한 상품이 많아지고 비교가 힘들어지면서 오히려 기존에 구매해왔던 상품을 습관적으로 선택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하버드대의 마이클포터 교수가 '남과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남과 같은 일을 해야 한다면 일하는 방식이라도 다르게 해야 한다.'고 한 것처럼 이전과 다른 시장에 접근시키기 위해서는 차별적인 요인을 갖추어야만 관심을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오프라인의 경쟁력이 낮아지면서 상품 판매의 목적보다는 체험하고 이해시키는 공간으로 오프라인을 이용하도록 고객의 습관을 바꿈으로써 성공한 사례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이 된 아모레퍼시픽은 서울 성수동에 '아모레 성수'라는 매력적인 체험공간을 만들고 자신들의 모든 제품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구매는 원하는 화장품의 바코드를 찍어 온라인으로만 가능하다. 바로 눈 앞에 있는 상품을 그 자리에서 받지 못하더라도, 그동안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배송을 기다려왔던 습관으로 좋은 경험을 준다면 만족도가 높아지고 어디서든 구매가 이루어진다. 

가구업계에서 비교적 고가이면서 부피가 큰 가구를 오프라인 전시장에서 충분히 체험하도록 한 후 온라인 구매시스템을 통해 매출을 증가시키고 있는 경우도 이러한 노력의 결과이다.
제주에서도 방문객 수요가 많은 곳에 제주 상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으면서도, 방문하지 않고는 못 견디도록 즐겁고 매력적인 체험공간을 만들 수 있기를 제안해 본다.

일상에서 벗어나 가볍게 즐거운 경험을 하고 싶은 것이 여행객의 일반적인 속성일 것이다. 상품을 들고 다니는 수고로움 없이 방문지와 연결된 오프라인에서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경험의 과정과 함께 제주 상품을 사용해보고, 온라인으로 구매한 후 집에서 받아보는 시스템은 특별한 경험으로 남을 수 있다.  

새로운 도전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거나 혜택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 행동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경험은 뜻밖의 의외성을 제공하면서 차별적 요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제주를 방문하는 것이 즐거운 경험이 되고, 그로 인해 반복된 만족은 제주와 제주 상품을 어디서든 쉽게 떠올리면서 찾게 되는 습관으로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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