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행된 27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버스정류장에서는 승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김은수 기자

27일 시행 큰 혼선 없어…약국서 급하게 구매하기도
버스 내부 풍경은 불안 잇따라…택시업계 토로 속출
별다른 제재 없어 계도 한계…도, 홍보 등 강화키로

"언제 또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지 모르니 예방을 위해서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고 있습니다"

제주지역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버스 및 택시 등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27일 출근길 풍경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제주시외버스터미널 버스정류장은 너도나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도민들도 종종 보였지만 버스가 도착한 이후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급하게 착용하는가 하면 미처 마스크를 준비하지 못한 일부 사람은 근처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구매 후 버스에 승차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제주국제공항 버스정류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항공사 역시 모든 국내선과 국제선 탑승객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버스에 탑승한 후 마스크를 벗거나 턱에만 걸치는 등 버스 내부의 풍경은 불안이 감돌았다.

제주지역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행된 27일 오전 한라병원 버스정류장에서는 승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김은수 기자

'버스 내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 감염병 예방에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방송이 연신 흘러나왔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에 도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출장을 위해 공항을 방문한 이모씨(45)는 "버스 내부에서 답답하다고 마스크를 내리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며 "의무화도 좋지만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될 수 있도록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아쉬움을 남겼다.

택시업계는 사정이 조금 달랐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에 대해 '승차거부'가 한시적으로 허용됐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택시기사 이모씨(63)는 "예전보다 수입이 없기 때문에 한 사람이라도 더 태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손님이 반발하거나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작정 승차거부를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제주도는 도민 혼란 방지를 위해 다음달 3일까지를 '계도기간'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탑승하는 승객들에게 별다른 안내가 없는 등 계도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안내스티커 부착 여부도 제각각인데다 안내방송 역시 외국어 음성은 흘러나오지 않으면서 외국인 대상 홍보도 부족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도민도 속출했다.

남녕고 학생 오모군(18)은 "버스를 탈 때 오늘부터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지는 몰랐다"며 "학교에서 등교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안내가 있어 아침에 챙기고 나왔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도는 이날 오후 1시께 부랴부랴 안내 현수막을 제작해 버스에 게시하는가 하면 운수업 등 관계기관 회의를 통해 홍보 강화 등을 논의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6일부터 교통 분야 방역 강화 방안으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에 대해 승차거부를 하더라도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도록 각 지방자치단체에 안내했다. 제주도는 27일부터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양경익 기자·김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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